[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GS건설이 안전 최고 책임자인 최고안전전략책임자(CSSO)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겠다고 예고했지만, CSSO의 이력을 두고 업계에서 이례적인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통상 건설사 안전 책임자는 공사 현장 경험이 풍부한 '현장통' 출신이 맡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에는 재무통 출신 인사가 안전 조직을 이끌고 있는 데다 사내이사로까지 합류하게 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안전 관리에서 현장 이해도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안전 관리가 재무적 관점에 치우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태진 최고안전전략책임자(CSSO)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추진하고 있다. 최고안전책임자(CSO) 또는 안전 조직 책임자가 사내이사로 등기되는 것은 GS건설 설립 이후 처음이다.
이번 인사를 두고 안전 관리 기능을 이사회 차원으로 끌어올리려는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대재해 사고 이후 건설사의 안전 책임이 경영진 차원의 핵심 의제로 떠오르면서 안전 조직 책임자를 이사회 의사결정 구조에 직접 참여시키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김 후보자는 1962년생으로 2011~2014년 GS건설 재무지원담당 상무를 지낸 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10년간 재무본부장(CFO)을 맡아왔다. 회사 자금 운용과 재무 전략을 총괄해 온 대표적인 재무 전문가였지만, 지난해 11월부터 CSSO직을 역임하고 있는데다 사내이사직으로 합류하게 된다.
장기간 재무 부서에서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 안전 조직을 총괄하게 된 데 이어 사내이사직에도 합류하면서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건설업 특성상 안전사고의 대부분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만큼 주요 건설사들은 통상 시공·현장 경험을 갖춘 임원을 최고안전책임자(CSO)로 선임해왔다.
이 같은 관행에 비춰보면 재무 전문가 출신인 김 후보자의 CSO로의 발탁과 사내이사 진입은 다소 낯선 선택으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10대 건설사 가운데 CSO가 CFO 출신인 사례는 GS건설이 유일한 것으로 파악된다.
GS건설측은 "김태진 CSSO는 전략적 의사결정 역량과 재무적 자원 배분 역량을 바탕으로 안전경영을 체계적으로 고도화해 왔다"며 "안전·보건 리스크를 전사적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관리하고 경영 자원의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배분을 통해 실질적인 안전 수준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고 답했다.
국내 10대 건설사 가운데 절반인 5곳의 CSO가 현장 경험을 갖춘 인물로 파악된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 HDC현대산업개발 등 주요 건설사의 CSO는 대부분 현장소장이나 건축·공사 수행 조직을 거친 '현장통' 출신이다.
현장통이 CSO로 발탁되는 배경에는 공정 단계별 위험 요소를 이해하고 현장 조직을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경험이 안전 관리의 핵심 역량이라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건설 현장의 안전 관리는 공정에 대한 이해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또 안전 사고 발생 이후 원인 분석 과정에서도 현장 경험은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단순한 규정 위반 여부를 넘어 공정 설계 문제와 작업 순서, 장비 배치, 공사 기간 압박 등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에 CFO 출신 인사가 현장 중심의 안전 관리 체계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를 두고 업계의 우려도 없지 않다. 건설 현장의 안전 관리는 공정별 위험 요소를 사전에 파악하고 대응하는 데 핵심이 있는 만큼 현장 경험이 부족한 인사가 조직을 총괄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또 이번 인선을 두고 안전 관리를 현장 관리보다는 재무 관리의 관점에서 접근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장기간 CFO를 맡으며 회사 재무를 총괄해 온 만큼 향후 안전 투자 확대 과정에서도 예산 집행과 투자 관리 등 재무적 통제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즉 안전 관리가 현장 중심의 관리 체계보다는 투자 규모와 비용 관리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곤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운영위원장은 "건설 공사는 유형마다 현장 여건이 다른 만큼 통상 CSO는 현장 경험과 안전사고 대응 경험이 풍부한 인물이 맡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점에서 재무 출신 인사가 CSO를 맡고 있는 GS건설의 사례는 다소 이례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GS건설이 인천 검단 붕괴 사고 등 대형 사고를 겪은 상황에서 현장 안전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라며 "재무 출신 CSO 체제에서는 안전 관리를 비용이나 재무 관리 관점에서 바라보려는 전략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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