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차장] 신한금융그룹의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관심이 쏠렸던 지점은 질의응답 말미에 나온 CFO(최고재무책임자)의 한마디였다. 장정훈 신한금융 재무담당 부사장은 "EPS(주당순이익)가 추가된다면 과감한 M&A(인수합병)도 고민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진옥동 회장 체제에서 그동안 신한금융은 M&A와 거리두기를 지속해왔다.
더 눈길이 간 부분은 이후 이어진 내용이다. 장 부사장은 "정말 필요 없다고 한다면 과감한 사업 포트폴리오 통·폐합 또는 축소까지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안정성을 키워온 국내 금융그룹들의 행보를 생각하면 상당히 이례적으로도 보인다.
신한금융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금융그룹 중 손꼽힐 만큼 탄탄하다고 평가받는다. 조용병 전 회장 시절 이뤄졌던 연이은 M&A가 기반이다. 신한라이프를 비롯해 신한벤처투자, 신한자산신탁 등은 당시 외형 확장을 통해 안정성과 수익 다변화를 동시에 확보한 사례로 꼽힌다.
통·폐합의 타깃은 신한리츠운용과 신한자산신탁이지만 시선은 신한카드로도 향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진 회장 체제에서 신한카드는 계열사 중 가장 눈에 띄는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전반의 부진 속에서 비용 부담이 커졌고, 시장점유율 1위는 유지하고 있지만 순이익 기준으로는 2024년부터 삼성카드에 선두를 내준 상태다.
신한카드에게 통·폐합은 신한은행과의 통합을 의미한다. 개별 자회사가 아닌 은행 산하 사업부로 들어가는 형태다. 규모를 감안하면 실현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지만 현 상황은 불안감을 키우기 충분해 보인다. 신한카드는 박창훈 사장이 선임된 이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지속하고 있다. 장 부사장 역시 신한카드와 관련해 "비용 구조 효율화 작업을 올해 내내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 회장 역시 신한카드에게 더 강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신년사에서 언급한 '부진즉퇴(不進則退)' 역시 절반은 신한카드에게 향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진 회장은 최근 신한카드 임원들에게 직접 실적과 관련한 엄명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창훈 사장이 성과급 반납을 언급한 것은 그 직후다.
실적 부침을 겪고 있지만 신한카드가 신한금융그룹 성장의 큰 버팀목이었다는 점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통합 초창기 시절 은행을 웃돈 실적을 낸 적도 있다. 2010년에는 1조원이 넘는 순익을 거둬들이며 그룹 실적을 크게 끌어올리기도 했다. 신한카드 직원들에게는 이같은 과거는 자부심이자 그룹 성장을 위해 매진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해왔다.
그래서일까. 최근의 이 같은 기류를 두고 신한카드에 대한 대우가 가혹하지 않냐는 의견도 나온다. 이 같은 목소리는 카드 내부 외에 타 계열사에서도 들릴 정도다. 과도한 해석일 수 있지만 이번 통·폐합 언급 역시 이런 우려를 부추길지 모른다.
카드업은 이미 오래전부터 사양산업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카드사 스스로도 이를 인식하고 변화를 모색한 지 오래다. 신한카드도 마찬가지다. 카드사가 아닌 플랫폼사가 되겠다는 지향점도 그런 고민 속에서 탄생했다. 다만 현실화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를 기다려주는 포용은 그룹의 또 다른 역할일 수 있다. 우려가 사소한 기우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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