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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위주 밸류업이 낳은 고배당 혼란
딜사이트 배지원 차장
2026.04.22 08:25:13
3년 한시 특례법에 단기성과 내기 우왕좌왕…기업마다 다른 잣대
이 기사는 2026년 04월 21일 08시 4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배지원 차장] 3월 정기주총 시즌이 마무리되며 상장사들의 배당 관련 공시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공시에서 두드러진 변화는 고배당 기업임을 전면에 내세우는 사례가 급증했다는 점이다. 정부가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세제 인센티브를 도입하면서 기업들이 요건 충족에 적극 나선 영향이다.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밸류업 정책, 이른바 코리아 부스트업은 한국 증시의 저평가 해소와 주주환원 확대를 목표로 한다. 하지만 제도가 단기 성과 창출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시장에서는 혼선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정권 교체기마다 거취 불확실성에 놓이는 기관 수장들의 이해까지 맞물리면서 정책은 정교함보다 속도에 치우친 모습이다.


이번 고배당 기업 공시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연도 해석의 왜곡이다. 2025년 사업연도 배당이 확정됐음에도 비교 기준을 2024년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하면서, 전년 대비 배당을 소폭 늘리기만 해도 요건을 충족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로 인해 과거보다 총 배당 규모가 줄었는데도 세제 혜택 대상이 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연도 해석이 기업마다 제각각이라는 점도 문제인 셈이다. 


둘째는 형평성 문제다. 원칙적으로는 2024년 대비 증가 여부를 보지만, 전년도에 배당이 없던 기업은 2025년 배당성향만으로 고배당 기업 지위를 얻는다.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지 않으면서 기업마다 다른 잣대가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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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의 한계도 있다. 통상 배당 수준은 배당성향, 주당배당금, 총 배당금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현행 기준은 2024년 기준으로 이익배당금액이 줄어들지 않아야 한다. 만약 한 기업이 시장에서 주식을 매입해 자사주를 소각한 뒤 배당 수준을 유지한다면 이익배당금액이 줄어든다. 이런 상황에 대한 예외조항이나 해석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아 기업의 혼선을 초래한다. 현실과 형식이 따로 노는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시장이 점차 적응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이번 특례는 3년 한시 제도다. 적응을 전제로 하기에는 시간이 짧다. 단기간 성과를 위해 제도를 서둘러 적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책 추진 과정 역시 논란을 키우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해당 기업들을 대상으로 가이드를 제시하고 공시를 독려하는 등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은 거래소의 연락을 받은 후 "우리가 왜 고배당기업인가?" 의문을 품는 경우가 많았다. 제도의 취지보다 '고배당 기업 수'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지금처럼 기준의 일관성이 흔들리고 형식적 요건 조차 제각각인 방식은 정책 신뢰를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 밸류업은 공시 건수나 요건 충족 기업 수로 평가될 사안이 아니다. 밸류업은 숫자를 늘리는 작업이 아니라,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가치를 쌓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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