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우리금융그룹의 영업이익경비율(Cost to Income Ratio, CIR)은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부진한 수치를 이어갔다. 다른 금융지주의 CIR이 30%대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우리금융만 유일하게 40% 하회하지 못하고 있다.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비용절감에 힘을 쏟고 있지만 가시적인 수치 변화를 이끌기는 쉽지 않은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보험사 인수를 통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효과가 주목되고 있다. 안정적인 그룹 이익 확대를 통해 CIR 역시 유의미한 변화가 생길 수 있어서다. CIR 40% 하회를 중장기 목표로 잡았지만 비은행 부문의 실적 개선에 따라 시기가 좀 더 당겨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올해 1분기 CIR은 50.1%로 전년동기대비 9.6%포인트 상승했다. 1분기 기준 CIR이 50%를 웃돈 것은 2020년 이후 처음이다. 

CIR의 가파른 상승은 비용 증가 때문이다. 우리금융의 판매관리비(판관비)는 올해 1분기 1조306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6.6% 증가했다. 급여 관련 인건비가 급격히 늘어난 탓이다. 1분기 인건비 규모는 8300억원으로 전년동기(6370억원)와 비교해 30.3% 증가했다. 

이는 일회성 요인이 크다. 주로 연말에 반영됐던 명예퇴직 비용이 1분기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실시한 희망퇴직에 대한 합의가 올해 초 마무리되면서 비용 반영 시점도 늦춰졌다. 앞서 이성욱 우리금융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은행 명예퇴직 비용 1690억원과 지난해 출범한 증권사 영업력 강화 비용, 증권사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등 디지털 투자 확대 등으로 판관비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회성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우리금융의 CIR은 여전히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부진한 수준을 벗지 못하고 있다. 우리금융에 따르면 명예퇴직 비용을 제외한 1분기 CIR는 43.6%로 내려가지만 그럼에도 KB금융(35.3%), 신한금융(37.3%)과 최소 10%포인트 가까운 격차를 보인다. 같은 기간 38.9%를 기록한 하나금융의 CIR과도 4.7%포인트 차이가 난다. 

우리금융은 임 회장 체제에서 비용절감에 집중해 나름의 성과를 냈다. 2022년 4조5350억원이었던 우리금융 판관비는 임 회장 취임 첫해인 2023년 4조4430억원, 지난해 4조4690억원으로 이전 대비 안정화된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경비효율성 지표 개선이 순조롭지 못한 것은 이익 측면에서의 상대적 부진을 해소하지 못한 탓이다. 올해 1분기 신한금융의 총영업이익은 2조6100억원 수준으로 같은 기간 KB금융 4조5542억원, 신한금융 3조7942억원과 큰 격차를 나타냈다. 원인은 부실한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기여도 때문이다. 실제로 1분기 총영업이익 중 약 83.1%(2조1700억원)이 우리은행에서 발생했다.   

그런만큼 편입 완료를 앞둔 보험사의 성과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실적이 곧 경비효율화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지난해 각각 3102억원, 1048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편입 후 계열사 시너지 효과가 작용하면 전체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실적 비중 역시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