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KB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CIR(영업이익경비율)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추며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뛰어난 경영효율성을 재입증했다. 이익(총영업이익)은 늘리고 비용(판매관리비)은 줄인다는 단순하지만 쉽지 않은 공식을 실현하며 리딩그룹의 면모를 부각시켰다.
CIR은 경영효율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지만 가지는 의미는 그 이상이다. 최근 금융지주들의 주주환원 제고 강화 움직임 속에서 CIR은 주주들이 금융지주의 이익창출 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주요 가늠자로도 인식된다. CIR을 낮게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곧 안정적인 주주환원을 전망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셈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올해 1분기 CIR은 35.3%로 전년동기대비 1.7%포인트 하락했다. 2023년 1분기(35.8%)와 비교하면 0.5%포인트 더 낮은 수준이다. 4대 금융지주 중 다음으로 CIR이 낮은 신한금융지주와의 격차 역시 2.0%포인트로 커졌다.
이같은 성과는 비용 통제와 더불어 총영업이익을 확대한 덕분이다. KB금융의 올해 1분기 총영업이익은 4조554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5% 증가했다. 이중 이자이익은 3조262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9% 늘었다. 금리하락 여파로 수익은 감소했지만 핵심예금 확대 등을 통해 조달비용을 낮추면서 이익 성장세를 유지했다.
비이자이익 부문 역시 4.9% 증가한 1조2920억원을 기록해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순수수료이익이 5.7% 감소했지만 유가증권 관련 손익이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전체 비이자이익 규모를 늘렸다. KB금융의 올해 1분기 유가증권 관련 이익은 536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3.7% 증가했다.
동시에 일반관리비(판매관리비)는 소폭 줄이는데 성공했다. KB금융의 1분기 일반관리비는 1조605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 감소했다. 특히 같은 기간 종업권급여 관련 비용이 5.0% 축소된 게 주효했다. 1분기 인건비와 퇴직급여는 6916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3.2%, 4.2% 감소했다.
KB금융의 CIR 관리 핵심은 인력구조 개선이다. 생산 효율성을 저해하는 고비용 인력구조를 지속적으로 개편하면서 CIR 하향 안정화를 도모해왔다. 가장 인력이 많은 KB국민은행은 2019년 이후 매년 500명 이상의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슬림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2020년 800명에 이어 2021년 674명, 2022년 713명, 2023년 674명이 퇴직했으며 지난해 역시 647명이 접수해 올해 1월 퇴직했다.
인력구조 개선은 디지털·AI(인공지능) 경쟁력 강화가 필수로 자리잡은 은행권 전반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KB금융 역시 매년 조직개편의 중심축 중 하나를 디지털로 잡고 역할 강화를 위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주 디지털부문은 조직 슬림화와 연계 체제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기 위해 기존 AI본부와 DT본부를 AI·디지털본부로 통합시켰다. 생성형 AI의 사업 접목을 담당하는 금융AI센터는 금융AI1·2센터로 확대 개편됐다.
이를 바탕으로 KB금융의 CIR 하향화 흐름은 올해 역시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2023년 말과 2024년 말 기준 CIR은 각각 41.1%, 40.7%였는데 매년 4분기 반영되는 희망퇴직 관련 비용 영향 탓이다. 경영효율화가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이를 반영하더라도 올해는 연말 기준 CIR 30%대 진입도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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