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서플러스글로벌이 상장 후 처음으로 메자닌 발행에 나서 총 148억원을 확보했다. 이자도 없고, 주식 교환·전환 가격도 당시 주가보다 비싸게 정해진 보기 드문 조건이다. 최근 실적이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도 이 같은 조달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회사의 자본 여력과 사업 경쟁력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서플러스글로벌은 지난 9월 이사회를 열고 83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와 65억원 상당의 교환사채(EB)를 동시에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두 건 모두 지난달 1일 납입이 완료됐으며, 공시 기준 모두 국내 사모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번 메자닌의 가장 큰 특징은 발행사인 서플러스글로벌에 유리한 구조로 짜여 있다는 점이다.
우선 두 사채 모두 표면·만기 이율이 0%로 설정돼 서플러스글로벌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에 따른 이자 비용 부담을 덜었다. EB의 교환가액은 3018원으로 당시 주가 대비 약 16% 높은 수준에서 확정됐으며, 주가 변동에 따른 리픽싱 조항도 없어 주식가치 희석 위험을 최소화했다. CB에서는 조기상환청구권도 원금 100% 상환만 허용해 투자자에게 추가 수익 기회가 제한된다. 반면, 회사는 장기간 안정적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다.
서플러스글로벌은 주력인 중고 반도체 장비·부품 유통 시장의 거래가 예년보다 크게 위축되면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특히 지난 3분기에는 5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6억원)과 비교해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44% 줄어든 37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고려하면 이번 서플러스글로벌의 메자닌 발행 성공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서플러스글로벌의 자본 여력과 사업 경쟁력이 이번 메자닌 발행을 가능하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3분기 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1512억원으로, 최근 업황 부진에도 과거 호황기에 축적된 자본이 재무적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 서플러스글로벌은 세계 반도체 중고 장비 유통 시장 1위 사업자로, 글로벌 입찰정보 수집 능력과 국내외 네트워크, 장비 리퍼비시·물류 등 기반 기술·시설, 플랫폼 운영 경험에서 확실한 경쟁 우위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에 확보한 자금은 신규 플랫폼 사업과 해외 확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회사는 다음 달 1일부터 반도체 중고 장비·부품 거래 플랫폼 '세미마켓'을 정식으로 서비스한다. 베타 기간 동안 셀러 의견과 구매자 동선을 반영해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 거래 프로세스 등을 개선했으며, 정식 오픈부터는 인공지능(AI) 기반 수요·재고 매칭 기능도 도입한다.
해외 확장도 병행하고 있다. 서플러스글로벌은 올해 초 독일 뮌헨에 유럽 지사를 설립하고 현지 인력을 확보했다. 유럽 지역 장비 소싱·수리 네트워크를 넓혀 세미마켓의 해외 매물 확보와 판매망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목표다.
서플러스글로벌 관계자는 "이번 메자닌 발행은 단기 자금난 때문이라기보다 자사주 처분과 신규 사업 투자를 함께 검토하는 과정에서 전략적으로 결정된 것"이라며 "당초 자사주는 직원 성과보상용으로 보유하고 있었지만 최근 상법 개정 기조로 인해 처분이 불가피해졌고, 이를 계기로 CB·EB 조달을 병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미마켓을 준비하면서 플랫폼 구축과 IT 인력 채용 등에 비용이 많이 투입된 것도 메자닌 발행 배경 중 하나"라며 "투자자들이 회사 비전과 성장 방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준 덕분에 회사에 유리한 조건이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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