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10MW의 해상풍력 상용화에 이어 단숨에 20MW 이상으로 퀀텀점프할 계획입니다. 고유가와 에너지 전환 시대가 맞물려 있는데 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어요. 풍력발전 전문기업인 유니슨에 새로운 사업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방조혁 유니슨 연구소장 전무)
지난 26일 오전 10시37분 찾은 전남 영광풍력단지. 이날 오전부터 예보돼 있던 비 대신 바람이 취재진을 맞았다. 풍력단지를 둘러싼 바람은 종종 모레 먼지를 일으킬 만큼 거센 편이었다. 맑은 하늘 위 수직으로 뻗어 있는 해상풍력발전기 타워가 위용을 드러냈다. 직경 210m의 블레이드를 타워 본체에 연결하는 작업만 남겨두고 있었다. 1600톤(t)의 거대 크레인은 블레이드를 들어올릴 준비를 하기 위해 줄과 연결돼 있었다.
영광풍력단지를 주름잡은 주연은 유니슨의 10MW짜리 해상풍력발전기 'U210'이었다. 기업 영문이름 첫글자(U)와 블레이드 직경(210m)의 숫자를 더한 이름이 붙었다. 이날 초속 5m/s 이상의 바람으로 블레이드를 연결하는 작업은 안전상 진행되지 않았다. 바람이 숨을 고르면 3개의 대형 블레이드는 타워와 한몸이 될 예정이다. 다음 달 29일 한국전력 계통 연결을 거치고 올해 KS(한국산업표준) 인증을 받게 된다. 제품 양산은 내년 6월 예정돼 있다.
유니슨 U210은 2018년 자체 개발에 착수해 지난해 2월 글로벌 인증기관 UL에서 설계 인증을 획득했다. 고장률이 높은 기어박스를 제거해 부품 수를 줄이고 내구성과 신뢰성을 확보한 게 장점으로 꼽힌다. 또 풍력업계 표준 대비 5년 늘어난 30년의 설계수명으로 우수한 사업성을 갖춘 점도 돋보인다. 최대 70m/s의 풍속을 견딜 만큼 단단하게 제작됐고 저풍속(30m/s)·저온(-15℃)에서도 안정적인 운전이 가능해 연간 에너지 생산량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
U210은 정부의 연구개발(R&D) 자금 400억원과 유니슨의 연구비 700억원이 투입된 프로젝트였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제품 연구가 3년가량 중단된 것이다. 개발 속도가 늦어지면서 글로벌 풍력발전시장에 15MW 이상 발전기 출시가 늘어났다. 유니슨은 8MW로 출발한 정부 과제 프로젝트를 10MW로 용량을 확대해 개발했다. 글로벌 시장이 15MW 이상급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기술 격차를 좁히면서도 차세대 플랫폼으로 넘어가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방조혁 유니슨 연구소장은 "10MW 풍력발전기를 앞세워 공공 주도의 R&D 가점이 있는 서해 남부 해역 중심의 사업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며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에서 15MW급 발전기의 설계상 문제점도 나오는 상황인 만큼 안전성을 바탕으로 일본 등지의 해외 부유식 해상풍력 틈새시장을 조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일본 현지 파트너들이 영광풍력단지를 방문하며 유니슨과 제품 공급 협의를 한다.
유니슨은 이번 10MW 상용화에 이어 차세대 20MW 이상급 제품 개발에도 착수했다. 에너지 전환 시대에서 재생에너지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방 소장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퀀텀점프가 필요한 시점으로 20MW 제품 연구개발도 진행하고 있다"며 "육상풍력의 경우 자체 보유한 4.5MW를 넘어 7MW급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영광풍력단지는 연구와 실증으로 제품력을 한꺼번에 드러낼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10MW급 개발에서는 국내 공급망을 활용한 주요 부품 국산화도 추진되며 국내 풍력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내년 제품 양산 단계에서 블레이드마저 부품 국산화에 성공하면 최대 80% 이상의 부품 국산화율을 이루게 된다. 유니슨은 이번 시제품 제작에서는 외국산 블레이드를 사용했다.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국내에 10MW급 블레이드가 없고 수백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하는 대신 양산 단계에서 국산화를 선택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육상풍력에서도 3MW급은 외국산으로 제작한 뒤 4MW급에서 국산화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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