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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LS전선·대한전선 나섰는데 풍력 발주 '공회전'
조은비 기자
2026.05.22 07:33:10
국산화 강제하면서 단가는 낮추라…"사면초가"
이 기사는 2026년 05월 22일 06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제 인증기관 UL로부터 국내 최초로 형식인증을 취득한 두산에너빌리티 10MW 해상풍력발전기. (제공=두산에너빌리티)

[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두산에너빌리티·효성·LS전선·대한전선이 풍력 공급망 선투자에 나섰지만 정작 발주가 돌아가지 않고 있다. 정부가 국산 공급망 확대를 내세움과 동시에 단가 인하를 요구하는 엇박자 정책이 사업성 확보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LS전선·대한전선은 신공장을 짓고 케이블 공급 확대에 나섰고, 두산에너빌리티·효성은 해외 업체와 합작해 공장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유니슨도 공장 증설에 나섰다. 정부가 공급망 확대를 공언하자 기업들이 선투자로 화답한 셈이다.


그러나 울산 부유식 풍력, 부산, 제주에서는 입찰에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 무응찰 사태가 벌어지며 사업 발주는 멈췄다. 사업자들이 현재 입찰 조건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다고 판단한 결과다.


올해 상한가 인하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해상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상한가는 171.229원으로 지난해 176.565원 대비 5원 내려갔다. 업계에서는 "1원만 내려도 사업성에 큰 타격"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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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가 인하 기조의 배경으로는 지난해 말 이재명 대통령이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태양광 발전단가가 낮아지는 상황에서 해상풍력을 왜 확대해야 하는가"라고 질의한 것이 거론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론적 질문이었는데 기후부가 겁먹고 단가 저감을 사명으로 받아들여버린 것"이라고 토로했다.


문제는 상한가를 낮추면서도 국산화 기조는 유지한다는 점이다. 상한가 산정이 국내 공급망 비용 구조를 제대로 반영했는지도 의심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 풍력 업계 전문가는 "과학적 근거보다는 타국 사례에 일정 비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정해진 것 아니냐는 의심이 업계 안에 있다"며 "근거가 불분명하니 개발사들은 사업성을 가늠하기 어렵고 파이낸싱 조건도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산 기자재는 외산 대비 단가가 높은데 상한가는 낮아지니 원가 구조상 사업성을 맞추는 게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논리다.


정부의 국산화 요구 자체도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 지난해 입찰에서 탈락한 사업들은 대부분 중국산 터빈을 채택했거나 중국산 부품 비중이 높은 외산 터빈을 쓴 경우였다. 안보 우려를 근거로 중국산을 배척하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문제는 국산 대안이 사실상 두산에너빌리티 하나뿐이라는 점이다. 유니슨은 해상풍력 실적이 없어 선택지가 없는 구조다. 국산 공급망을 지키려면 국산 터빈 가격이 낮아지고 용량도 받쳐줘야 하는데 국산 터빈은 가격 경쟁력도, 용량도 아직 갖추지 못한 상태다.


국산 터빈은 가격 경쟁력도, 용량도 아직 갖추지 못한 상태다. 그런데도 정부는 2030년까지 유럽 수준으로 발전단가를 낮추겠다는 목표를 에너지기본계획에 담았다. 유럽이 단가를 150원대까지 낮춘 건 설치 규모 10GW 이상에서 규모의 경제가 작동한 결과다. 현재 3GW에도 못 미치는 국내 시장에서 4년 안에 그 수준에 도달하겠다는 건 현실과 거리가 있다는 게 업계 입장이다.


그런데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풍력 수익 나눠주기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부산·울산·제주 등 풍력 사업이 무산된 지역 후보들까지 풍력 육성을 내걸었고, 영광·신안·강원에서는 발전 수익을 주민과 나누겠다는 공약이 나왔다. 선투자를 하고도 발주를 기다리는 기업들 앞에서 수익 배분부터 약속하는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크기도 전에 배를 가르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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