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KB금융그룹이 최근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지주 내에 계열사 전체가 참여하는 전사적 TF(태스크포스)를 신설해 향후 KB금융의 사업 비전과 조직 변화, 전략 방향 등을 설정하기 위한 중장기 밑그림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둔 만큼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TF가 사실상 '양종희 2기 체제' 구축을 염두에 둔 작업과 맞물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최근 지주 산하에 '중장기 경영전략 TF'를 신설하고 운영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구성원은 지주 내부 인력 중심이 아니라 은행을 비롯해 증권·보험·카드·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에서 인력을 차출해 완성했다.
TF는 조영서 KB금융지주 전략담당(CSO) 부사장이 총괄한다. 조 부사장은 지주 디지털플랫폼총괄(CDPO), 디지털부문장(CDO), AI·디지털본부장 등을 거친 디지털·플랫폼 전략 전문가다. 올해 전략담당으로 자리를 옮긴 직후 그룹 차원의 중장기 전략 TF를 맡게 됐다.
KB금융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은 주기적으로 중장기 경영전략을 수립·운용하고 있다.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자본적정성 관리와 주주환원, 비은행 경쟁력 강화, AI·디지털 전환, 내부통제 체계 정비 등 핵심 과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신한금융그룹은 통상 5년 단위로 중장기 경영전략을 수립한다. KB금융은 이보다 짧은 3년 주기를 기본으로 운영 중이다. 앞서 KB금융은 윤종규 회장 재임 시절인 2023년 6월 새로운 중장기 전략 수립 작업에 착수했고, 이후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컨설팅과 내부 논의를 거쳐 2024년 초 3개년 경영전략을 확정·발표한 바 있다.
올해 역시 기존 주기에 맞춰 전략 수립 작업이 진행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TF의 성격을 단순 전략 조직 이상의 의미로 해석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양 회장의 첫 연임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거론되는 시점과 TF 출범 시기가 맞물리면서 차기 경영체제 안정화와 연속성 확보에 방점이 찍힌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통상 금융지주들의 중장기 전략은 최고경영자(CEO) 교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고 조직 연속성을 유지하려는 목적도 지닌다. 이번 역시 양 회장의 첫 연임 시도라는 점에서 기존 리더십을 공고히 한 후 이를 바탕으로 연속성 있는 경영전략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란 해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CEO(최고경영자)의 임기와 별개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는 게 통상적"이라면서도 "KB금융의 경우 사실상 승계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양종희 2기 체제를 위한 작업이 더 우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1월 20일 임기가 끝나는 양 회장의 일정과 금융권 지배구조 모범관행 등을 감안하면 KB금융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회장 후보군(숏리스트) 구성 작업에 착수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후 후보 압축과 개별 PT(프레젠테이션) 등을 거쳐 빠르면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 최종 후보가 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양 회장 취임 이후 KB금융은 꾸준한 실적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 등을 이어오며 비교적 안정적인 경영 성과를 유지해 왔다. 이 같은 흐름을 감안하면 금융권 안팎에서는 현재로선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다만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 외부 요인 등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어 예단하기는 이른 시점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KB금융 내부에서도 중장기 경영전략 TF의 세부 역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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