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이행명 명인제약 회장이 회사를 상장해 법인 돈으로 두 딸의 증여세 재원을 마련하는 편법을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회장 일가는 현금이 쌓여있던 비상장 회사를 승계용으로 상장한 이후 마치 미리 계획한 것처럼 대규모 배당금을 수령해 지난해에만 90억원 안팎의 증여세 재원을 마련한 적으로 지적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칠순의 이행명 회장은 최근 장녀 이선영 씨에게 지분 4.32%(63만주), 차녀 이자영 씨에게 2.26%(33만주)를 각각 증여했다. 최근 주가 5만원 기준으로 환산한 지분 가치는 장녀가 약 315억원, 차녀가 약 165억원 수준이다.
한국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중견·대기업 최대주주 지분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해 20% 할증 평가된다. 이에 따라 과세 기준이 되는 증여재산가액은 장녀 약 378억원, 차녀 약 198억원으로 증가한다. 두 사람 모두 과세표준 30억원 초과 구간에 해당해 최고세율 50%를 적용받는다. 누진공제를 반영하면 장녀 약 184억4000만원, 차녀 약 94억4000만원 등 총 증여세 규모는 약 278억8000만원으로 추산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오너 일가가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연부연납은 담보를 제공하고 수년에 걸쳐 세금을 분할 납부하는 방식이다. 단순 원금 기준으로 계산해도 자매는 매년 약 46억6000만원을 납부해야 하며, 이자까지 포함하면 연간 현금 부담은 50억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세법 전문가들은 이런 막대한 증여세 재원도 명인제약을 통해 상당 부분 마련할 거란 예상을 내놓는다. 두 자매는 지난해 결산 기준 명인제약 배당만으로 약 48억9000만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명인제약은 올해 2025년도 결산 현금배당으로 총 219억원을 지급했다. 이는 전년도 112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291억원 중 약 161억원은 지분 총 73.8%를 보유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에게 지급됐다.
여기에 오너가 관련 다른 회사인 메디커뮤니케이션이 지난해 결산 기준 약 40억원 규모의 이익배당을 실시하면서 올해 확보한 현금 규모는 총 89억원 수준에 달한다.
메디커뮤니케이션은 두 자매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로, 명인제약과의 특수관계인 거래를 통해 사실상 두 자매의 현금창구 역할을 해왔다. 메디커뮤니케이션은 현재 명인타워 본사 건물인 서울 서초동 명인타워 지분 52%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48%는 명인제약이 보유 중이다. 사실상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시하는 일감 몰아주기 대상 특수법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임대보증금 총액은 262억원으로 이 가운데 명인제약이 부담하는 금액은 182억원이다. 나머지는 명인제약의 광고를 맡는 명애드컴이 지급했다. 명인제약의 월 임차료는 1억747만원으로 연간 약 12억9000만원 규모다. 시장에서는 일반적인 제3자 간 거래와 비교해 과도한 보증금 구조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사실상 메디커뮤니케이션의 건물 매입 자금을 명인제약 현금으로 충당한 것으로 해석돼서다.
특히 명인제약과 메디커뮤니케이션 간 임대차 계약은 상장 심사 과정에서도 한국거래소의 지적을 받았던 사안이다. 시장에서는 일반적인 사옥 임대차 계약과 달리 과도한 보증금 구조를 통해 사실상 건물 매입 자금을 회사 현금으로 조달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했다. 현재 계약 조건은 보증금 262억원, 월세 1억747만원 수준이다. 연간 임차료는 약 12억9000만원에 달한다.
명인제약은 상장 당시 "메디커뮤니케이션과의 임대차계약이 감정평가상 타당한 금액이고 관련 법령상 위반사항은 아니지만, 제3자 거래와 구조 측면에서 차이가 발생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임대차 계약 갱신 시 보증금을 제3자 거래와 유사한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실제 보증금 축소가 이뤄질 경우 메디커뮤니케이션이 사옥을 담보로 대규모 은행 대출을 조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상장 이후 본격적인 증여 절차가 개시된 가운데, 하반기 임대차 재계약은 일반주주들이 주목하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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