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한국벤처캐피탈협회(VC협회)가 국내 벤처투자 회수 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주요국 증권거래소와 접촉을 확대하며 외연 확장에 나섰다. 국내 코스닥 시장을 통한 자금 회수 여건이 정체되면서 엑시트(투자금 회수) 인프라의 다변화가 절실하다는 업계 판단에 따른 조치다.
VC협회와 부산기술창업투자원은 20일 부산광역시 기장군 아난티 앳 부산 코브에서 '2026 벤처캐피탈 사장단 연찬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VC 사장단은 상반기 분과위원회 성과에 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부가 벤처시장 활성화 정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투자와 회수 체계 정비의 필요성 등 내용이 심도있게 논의됐다.
현재 VC협회 산하에는 ▲정책위원회 ▲글로벌위원회 ▲벤처성장위원회 ▲생태계위원회 등 4개 분과위원회가 가동되고 있다. 김학균 VC협회장(퀀텀벤처스코리아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세부 분과위원회 참여 범위가 기존 회장단 중심에서 회원사 전체로 확대되면서 업계 생태계 확장을 위한 자발적 활동이 한층 활발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연찬회에서 화제가 된 의제는 해외 거래소 연계를 통한 회수 수단의 다양화다. 글로벌위원회는 최근 홍콩,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국 증권거래소 실무자들을 국내로 초청해 국내 VC들과의 협력 방안을 강구했다. 국내 증시에 과도하게 편중된 기존 회수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기업공개(IPO) 시장과의 접점을 넓히겠다는 포석이다.
글로벌위원회는 단순 교류를 넘어 구체적인 실행 방안도 추진 중이다. 위원장을 맡은 이범석 뮤렉스파트너스 대표는 "글로벌 출자자(LP) 접점을 늘리기 위한 작업으로 글로벌벤처캐피탈총회(GVCC)를 참관했다"며 "해외 역외펀드 설립을 위해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과 법률검토를 하고 있다. 향후 베트남, 대만 등 해외 VC협회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려 한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 제도 개선과 생태계 체질 개선을 위한 움직임도 구체화하고 있다. 정책위원회는 정부가 추진 중인 코스닥 승강제를 비롯한 생태계 활성화 정책에 업계의 요구사항을 반영하는 데 집중했다. 정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유승운 스톤브릿지벤처스 대표는 "상반기 코스닥 활성화와 시장 신뢰·혁신 제고 방안 등을 추진하고 현황을 검토했다"며 "정부가 구상하는 코스닥 승강제를 비롯한 생태계 활성화 정책에 관해 어느 자리에서든 업계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목소리를 냈다. 디테일한 주제들은 지방선거 이후에 더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벤처성장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안상준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대표도 "국내 VC들이 벤처 생태계 내에서 여러 역할을 분명히 하고 있음에도 엑시트 시장은 여전히 아쉽다"며 "우리가 오랜기간 축적해 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VC 역할을 홍보하고 위원회의 미흡한 성과를 보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위험 관리와 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내부 정비 작업도 정식 의제로 다뤄졌다. 생태계위원회는 출자사업에서 위탁운용사(GP) 지위를 획득한 후 자금 모집이나 운용이 부득이하게 어려워진 하우스들을 대상으로 페널티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GP 변경이나 펀드 매각 등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협회 내 의견 수렴과 업계 전반의 조사를 실시해 합리적인 제도적 틀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생태계위원장인 김정현 케이런벤처스 대표는 "펀드 매각과 관련해 협회 내 위원회별 의견을 수렴하고 업계 의견 조사 등을 할 예정"이라며 "당장 제도를 시행하기보다 틀을 만드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학균 협회장은 "협회와 각 분과위원회가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회수 시장 활성화를 위한 코스닥 부분은 아직도 부족한 상태"라며 "간담회, 토론회, 언론 홍보 등 외부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국민성장펀드 투자 대상이 중소, 중견 기업 코스닥 기업까지 확대된 것은 우리의 일부 목소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