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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물린 TPG-한투-오릭스…美 ADR로 탈출 시도
노우진 기자
2026-05-21 07:20:16
카카오 문어발 상장에 연말 중복상장 금지 유력…입법미비 시기 노린 투자자 계획
이 기사는 2026-05-20 07:56: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카카오모빌리티)

[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올해로 투자 9년 차에 접어든 카카오모빌리티의 재무적 투자자(FI) 컨소시엄인 TPG컨소시엄이 자금회수를 위해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국내에선 중복상장 규제로 카카오 계열사의 기업공개(IPO)와 이를 통한 자금회수가 불가능해지자 투자자 엑시트를 위한 대안으로 사실상 미국 시장 탈출을 시도하는 것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미국 나스닥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추진을 위한 글로벌 주관사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 모건스탠리, UBS 등을 선임했다. 이번 미국 상장 시도는 카카오모빌리티의 2대 주주이자 투자금 회수 시한이 임박한 TPG 컨소시엄이 주도하고 있다. 


ADR 상장은 국내 비상장 기업이 미국법인으로 전환(Flip)해 직상장하는 방식 대신에 한국 법인과 지배구조를 유지하면서 미국 증시에 진출할 때 활용하는 대안이다. 한국 비상장 기업이 나스닥에 공모(IPO) 형태의 ADR(주로 Level II 또는 Level III)을 상장하는 과정은 미국의 일반 IPO 절차와 한국 예탁 체계가 결합돼 진행된다. 그라비티는 지난 2005년 국내 상장을 하지 않고 온라인 게임 '라그나로크'의 인지도에 힘입어 나스닥에 ADR 형태로 직상장(티커 GRVY)한 사례다. 국내 더블유게임즈 자회사인 더블다운인터액티브도 지난 2021년에 신주와 구주를 섞어 나스닥에 ADR 형태로 상장(티커 DDI)하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 주주였던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자금을 성공적으로 회수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시도는 투자자들의 엑시트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유일한 선택지라는 분석이다. TPG컨소시엄은 2017년 카카오모빌리티 설립과 동시에 한국투자증권, 오릭스PE 등과 5000억원을 베팅했고, 2021년에는 14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하면서 지분 29%를 보유한 2대주주로 올라섰다. 당시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회수를 조건으로 내걸었으나 이중계약을 통한 분식회계 의혹과 콜 몰아주기 의혹이 불거지고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이면서 국내 상장에 실패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미국으로 눈을 돌린 배경으로는 중복상장 규제가 꼽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의 자회사로, 지난 1분기 기준 지분율이 57.2%에 달한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상장사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의 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현 상황에서는 사실상 상장이 불가능하고, 예외적 허용 가능성도 낮다. IB 관계자는 "카카오 김범수 창업주는 모빌리티 경영권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라 (투자자와) 합의에 이르기 어렵다"며 "사실상 미국 상장 외에는 현실적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ADR 역시 중복상장의 하나라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초부터 동일한 방식으로 미국 상장에 나선 토스와 달리 모회사가 국내증시에 상장된 상황이라 자회사 상장이 무대만 바꾼다고 해서 규제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ADR은 국내 주식을 예탁기관에 맡기고 이를 기초로 발행한 증서를 현지 시장에 상장시키는 구조다. 미국 증시에서 거래된다는 점을 제외하면 중복상장과 다르지 않다.


이런 맥락에서 카카오모빌리티가 미국 상장에 나선 타이밍에도 이목이 쏠린다. 금융당국은 상반기 말 한국거래소의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한 법적 의무도 부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자본시장법 개정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새로운 개정안에 해외 증시를 통한 중복상장 금지 내용까지 담길 것으로 보고 있다.


IB 관계자는 "정부의 기조는 중복상장 금지가 확실하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정책이 발표되거나 법제화가 이뤄진 건 아닌 이른바 '그레이 피리어드(입법미비 시기)'라 그 전에 탈출을 시도하는 것"이라며 "카카오는 과거 중복상장 비판의 중심에 섰던 기업이라  당국에서 달가워할 리가 없는데 특히 법 개정이 이뤄진 후에는 (이런 시도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페이 등을 차례차례 상장시키며 논란을 겪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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