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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킷헬스케어 미국 간다는데…수수방관 정은보
노우진 기자
2026.05.15 07:25:13
거래소가 이재명 정부 눈치보는 사이 기업들은 해외로…잘 키운 기업들 뺏기는 결과
이 기사는 2026년 05월 14일 08시 2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로킷헬스케어)

[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로킷헬스케어가 미국 현지 법인을 앞세워 나스닥 상장에 나서면서 한국거래소의 중복상장 규제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거래소는 국내 시장에서는 자회사 상장을 사실상 틀어막고 있지만 해외 법인을 활용한 우회 상장에는 별다른 대응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이재명 정부와 그를 따르는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만 앞세운 채 오히려 기업들을 해외 시장으로 밀어내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로킷헬스케어의 미국 자회사 로킷아메리카는 최근 나스닥 글로벌 마켓 상장을 위한 막바지 절차에 착수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증권신고서 수정본(Form S-1/A)을 제출하고 공모 관련 주요 조건을 공개했다. 예상 공모가 범위는 주당 8.50~10.50달러로, 기준 공모가는 중간값인 주당 9.50달러다. 이에 따른 예상 시가총액은 약 2억6250만달러 수준이다. 맥심 그룹이 단독 북러너를 맡았다.


로킷헬스케어와 로킷아메리카는 사실상 하나의 실체로 묶여있다. 우선 경영진이 동일하다. 유석환 대표이사를 포함한 C레벨 6명이 현직 경영진을 겸임하고 있다. 전임 직원 없이 모두 로킷헬스케어로부터 로킷아메리카에 파견된 형태다. 사업 구조도 마찬가지다. 로킷헬스케어가 로킷아메리카의 주요 매출처이자 라이선스 공급자, 지배주주를 겸한다. 증권신고서에는 이해충돌 가능성을 리스크 요소로 명시했으나 해소 보장은 불가능하다고 기재했다.


두 기업이 긴밀하게 연결됐다는 점은 재무제표로도 드러난다. 로킷헬스케어의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262억4700만원인데 이중 743만달러(약 110억원)이 로킷아메리카에서 발생했다. 영업이익도 마찬가지다. 로킷헬스케어 연결 영업이익은 4억5300만원, 로킷아메리카의 영업이익은 222만달러(약 32억9000만원)이다. 로킷아메리카의 이익 기여분을 제외하면 적자로 돌아서는 셈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최초 증권신고서 제출 날짜를 보면 구체적인 규제안이 논의되기 전이라 타이밍을 노려 발 빠르게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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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는 경영독립성·영업독립성·투자자보호 등을 심사 기준으로 제시하며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중복상장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내걸었다. 실질적인 규제도 이뤄지고 있다. 거래소는 상장사가 지분을 보유한 기업의 상장예비심사를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디티에스, 덕산넵코어스 등은 지난해 예심을 청구했으나 현재까지 결과를 통보받지 못했다. 또 교보16호스팩과 합병을 추진했던 에스케이팩은 장기간 대기 끝에 자진 철회하면서 합병 계약을 해지했다.


다만 실효성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기업들은 해외 법인을 상장하는 방식으로 우회로를 찾고 있다. 현대차는 2024년 인도법인을 현지 증시에 상장했고, LG전자도 지난해 동일한 전략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로킷아메리카 사례와 마찬가지로 구조적으로는 중복상장에 해당하지만, 상장 국가만 바꾸는 식으로 제약 없이 증시에 입성했다. 조만간 미국 상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역시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중간지주사를 통해 간접 지배하는 구조다.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현대차그룹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약 90%를 차지한다. 


중복상장의 원칙적 금지를 천명하면서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마련하지 않아 규제 공백이 발생한 양상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자회사를 해외에 상장하는 경우에도 주주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얼개만 나왔고 구체적으로 결정된 건 없는 상태"라며 "현 상황에서는 막을 수 있는 수단이나 제재 방법이 없기에 로킷헬스케어도 강행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적 환경 변화가 거래소 기조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해 초만 해도 중복상장과 관련해 "기업의 전략적 성장 투자 역시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당시에는 기업의 자율적 의사결정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불과 1년여 만에 거래소는 중복상장에 대해 사실상 금지 기조로 선회했다. 정 이사장은 전임 윤석열 정권의 핵심 인사로 불리던 인물이지만, 정권 교체 이후 정부와 여당의 방향성에 맞춘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상반기 중 세부 기준이 담긴 규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중복상장 예외 적용 범위와 모회사의 일반주주 권익 보호 방안, 자회사 상장 시 이사회에 주주 충실의무를 부여하는 방식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해당 가이드라인에 해외 상장 관련 내용이 담길지는 미지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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