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재정경제부가 직접 나서준 덕분에 국민성장펀드 대형 리그에 극적으로 합류한 bnw인베스트먼트가 제안서 접수 이후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정부 부처의 지원 사격으로 출사표를 던지는 데는 성공했으나 실제 운용사(GP) 선정의 실무를 담당하는 한국산업은행 내부의 기류가 심상찮아서다. 여기에 기존 출자 기관인 수출입은행 공급망안정화기금과의 신뢰 관계도 문제라 상황은 진퇴양난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bnw인베는 최근 2026년 국민성장펀드 간접투자 분야 1차 출자사업 생태계 전반 대형 리그에 위탁운용사 제안서를 제출했다. 재경부가 수은의 공급망기금을 정책자금이 아닌 은행 자체 계정이라고 교통정리 하면서 정책자금 중복 수혜 논란이라는 걸림돌은 일단 제거된 상태다.
하지만 산은 내부에서는 이번 결정이 향후 출자사업의 일관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지적이 나온다. 산은 정책펀드금융실은 정책자금 배분의 형평성과 정해진 원칙을 준수해온 하우스들을 우선시한다. 때문에 특정 운용사를 위해 상부 부처가 직접 나서 길을 열어준 이번 사례가 자칫 직권남용이나 특혜시비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적어도 실무진 입장에서는 현장의 자율 심사 기준을 흔드는 그릇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우스는 직전까지 재경부 해석을 국민성장펀드 GP 선정의 청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산은 내부의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을 확인한 이후 진퇴를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산은 실무진은 실제로 제안서 접수는 행정적인 절차일 뿐, 실제 GP 선정 과정에서는 운용 역량과 도덕성, 정책 부합성 등을 신중히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안이 외부의 개입으로 비춰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어 엄격하고 세밀한 현미경 검증이 불가피하다는 전언이다.
설상가상 bnw인베는 이미 확보한 수은 공급망기금 측과도 어색한 문제를 빚고 있다. bnw인베가 국민성장펀드 지원 과정에서 '최종 선정될 경우 기존에 확보한 공급망기금 출자 확약분을 반납할 의사가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더 큰 규모의 펀드 조성을 위해 국가 전략 산업 육성이라는 특정 목적을 가진 공급망기금을 일종의 차선책으로 치부했다는 뜻으로 오해될 수 있다.
bnw인베가 국민성장펀드를 우선한 까닭은 민간 자금 조달의 용이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민성장펀드 자금은 '생산적 금융'으로 분류돼 금융지주 계열 투자가(LP)들로부터 출자받기가 수월하다. 통상적인 대체투자 자산은 위험가중자산(RWA) 가중치가 400% 적용되지만 이번 국민성장펀드는 100% 특례가 주어졌다. BIS 비율 관리에 민감한 은행계 LP들로서는 동일한 금액을 출자하고도 자본 부담을 4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운용사 입장에서는 민간 매칭 자금을 확보해 펀드 결성 목표액을 채우기에 좋은 조건이다.
수출입은행은 파트너십에 대한 회의감을 숨기지 않는 분위기다. 기금의 조성 취지와 정책적 목적을 고려할 때 운용사가 본인들의 펀딩 상황에 따라 자금 수령 여부를 가볍게 언급하는 것은 신뢰를 저해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수은 내부에서는 정책금융 생태계에서 기관 간의 출자 약속이 지니는 엄중함을 간과한 처사라는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
국민성장펀드 경쟁사인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대형사도 제안서 접수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사례가 일개 하우스의 전략적 선택을 넘어 정책금융기관 사이 보이지 않는 주도권 싸움으로도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절차적 공정성을 중시하는 정부자금 쟁탈전은 감사원 감사 등의 표적이 되기에 선정 실무진이 특혜시비 등을 우려해 극히 예민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세비가 지출되는 사업에서 민간 회사가 양다리 걸치기를 하려는 것으로 비춰지면 신뢰를 얻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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