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켐트로닉스 창업주인 김보균 회장의 두 아들이 분리 경영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신사옥 건립과 상호출자 관계 형성 등 그룹 결속을 강화하는 행보에 나서 주목된다. 켐트로닉스는 장남인 김응수 대표가, 위츠는 차남인 김응태 대표가 각각 이끌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의 지분이 5% 안팎에 그쳐 향후 지분 승계 향방도 관심사다.
업계에 따르면 켐트로닉스는 지난 2월부터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에 신사옥 신축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말 한국토지주택공사와 경기주택도시공사로부터 해당 부지를 456억원에 매입했으며, 총 투자비는 995억원이다. 켐트로닉스 부담분은 876억원이며, 나머지 12%는 연대 기업이 분담한다. 오는 2028년 10월 완공이 목표다.
켐트로닉스가 신사옥 건립에 나선 이유는 그룹 통합 시너지 확보다. 현재 본사와 주요 계열사가 세종과 용인 등지에 흩어져 있어 의사결정과 협업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완공 후 켐트로닉스를 비롯해 위츠와 비욘드아이 등 주요 계열사가 신사옥으로 이전하면 형제가 각각 이끄는 두 회사도 한 지붕 아래 모이게 된다.
켐트로닉스와 위츠는 지배구조상 모회사와 자회사 관계지만 사업 영역은 크게 다르다. 켐트로닉스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식각과 반도체 소재가 주력이고, 위츠는 무선충전 소재와 부품이 핵심 사업이다. 양사 간 내부거래도 미미해 사실상 독립 경영에 가깝다는 평가도 있다. 향후 두 형제가 계열을 분리할 가능성도 거론되는 터에 그룹 결속력이 오히려 강화되는 모양새여서 눈길을 끈다.
실제로 두 형제의 독립 경영 체제는 최근 들어 더욱 뚜렷해졌다. 김응수 대표는 올해 1월 켐트로닉스 단독 대표 체제를 확립했다. SK C&C를 거쳐 2013년 켐트로닉스에 합류한 그는 2022년부터 부친과 공동대표를 맡다 김보균 회장이 지난해 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단독 대표로 올라섰다. 김응태 대표는 2010년 켐트로닉스에 입사해 전자사업을 맡다 2020년 위츠 경영에 합류했고, 2024년 11월 위츠를 코스닥에 상장시키며 자신의 경영 영역을 확고히 했다.
최근 자본 측면에서도 두 회사 간 연결고리가 새로 생겼다. 올해 3월 자회사인 위츠가 모회사 켐트로닉스 주식 43만704주를 취득하면서 '켐트로닉스→위츠→켐트로닉스'로 이어지는 상호출자 관계가 형성됐다.
앞서 켐트로닉스는 지난 2023년 4월 시설·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액시스 점프 신기술투자조합을 대상으로 상환전환우선주(RCPS) 143만5681주를 주당 2만896원에 발행해 300억원을 조달했다. 당시 계약에는 켐트로닉스가 전체 물량의 30% 한도 내에서 제3자를 지정해 매수하게 할 수 있는 콜옵션 조항이 포함됐다.
액시스는 지난해 9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의무보유 물량을 제외한 나머지 100만4977주(70%)를 보통주로 전환해 처분했다. 이어 켐트로닉스는 올해 3월6일 남은 30%인 43만704주에 대한 콜옵션 행사자를 위츠로 지정했다. 위츠는 이 권리를 넘겨받는 대가로 켐트로닉스에 주당 4204원, 총 18억1068만원을 지급했다. 이어 3월20일 위츠는 액시스에 주당 2만2800원, 총 98억2005만원을 내고 켐트로닉스 RCPS 43만704주를 취득했다. 위츠는 3월31일 이를 보통주로 전환 청구해 켐트로닉스 지분 2.56%를 보유한 주주가 됐다.
위츠가 취득한 켐트로닉스 주식 43만704주는 상호주로 분류돼 상법상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다만 이번 거래로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 산정에서 해당 물량이 빠지면서 김보균 회장 측 특별관계자 지분율은 23.52%에서 26.08%로 올라갔다. 위츠 측은 이번 거래 목적에 대해 "보통주 전환에 따른 실현이익 확보와 계열사 간 사업 시너지 창출"이라고 밝혔다.
지분 승계 측면에서는 아직 큰 변화가 없다. 켐트로닉스 최대주주는 여전히 김보균 회장으로 지분 11.83%를 보유하고 있다. 김응수 대표는 켐트로닉스 지분 4.01%, 김응태 대표는 3.85%에 그친다. 위츠 역시 켐트로닉스가 46.54%를 쥔 최대주주이며, 김응태 대표의 위츠 지분은 5.47%에 불과하다. 두 형제 모두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의 지분이 5% 안팎이다. 업계에서는 김보균 회장이 대표직에서 물러났지만 지분은 직접 쥐고 있어 본격적인 승계 작업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켐트로닉스 관계자는 "신사옥 신축은 40년 동안의 숙원 사업이었다"며 "국내 계열사들이 현재 모두 임대로 쓰고 있는데 이를 하나로 묶는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 공장은 기존 위치를 유지하되 사무소와 연구소 등은 신사옥으로 통합할 방침이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