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C는 이제 낯선 이름이 아니다. 지주체제 밖에서도 계열 투자법인과 기업 주도 투자조직이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며 시장의 한 축을 형성해 왔다. 모험자본 역할을 강조하는 이재명 정부의 기조에 맞춰 CVC 존재감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딜사이트는 CVC가 그룹의 전략투자 플랫폼으로 실제 기능하고 있는지, 투자 이후 협업·사업화·회수 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에 나선다.
[딜사이트 김기령 기자] 우미그룹 오너일가의 투자 플랫폼인 우미글로벌이 프롭테크 중심 투자 전략을 이어가고 있지만 건설 경기 침체와 맞물리며 실적과 재무 안정성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특정 섹터에 대한 과도한 집중이 오히려 리스크로 돌아오는 양상이라는 지적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미글로벌의 투자 기조의 중심에는 공학도 출신인 이석준 우미글로벌 회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석준 회장은 프롭테크 분야에 대한 관심이 유독 강하고 우미글로벌은 김정현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최대주주 이 회장의 입김이 회사 운영에도 상당 부문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우미글로벌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직방, 카사, 이지스자산운용 등 부동산 플랫폼과 자산운용사에 집중돼 있다. 업계에서는 우미글로벌이 사실상 오너의 투자 성향이 그대로 반영된 하우스라는 평가도 나온다.
문제는 이러한 투자가 시장 환경 변화에 취약해졌다는 것이다. 대표 사례가 직방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이었던 브리즈인베스트먼트다. 우미글로벌은 직방과 함께 100억원을 출자해 '프롭테크 워터링 펀드'를 조성하며 초기 시장 형성에 참여했다. 다만 이후 구조는 크게 달라졌다. 브리즈인베는 직방과의 지분 관계를 정리하며 독립 VC로 전환됐고 최근에는 자본잠식으로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경영개선 요구를 받는 등 재무 건전성 이슈가 불거져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상태다.
우미글로벌의 대표 포트폴리오 중 하나인 카사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카사는 부동산 조각투자 시장이 위축되면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고 수익성 부진으로 대신증권 편입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프롭테크 업황 전반이 부동산 경기와 강하게 연동된다는 점에서 우미글로벌의 포트폴리오는 시장 하락기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재명 정부 들어 당국이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해 다양한 규제정책과 세금우대 정책폐기를 병행하면서 시장은 차갑게 식고 있다. 특히 미국-이란 전쟁의 발발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부동산 건설에 필요한 건자재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이런 업황 전체의 부진은 우미글로벌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2024년 연결 기준 매출은 4483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5% 줄었고 영업이익도 587억원으로 40% 넘게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55억원으로 전년(549억원) 대비 반토막 났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전년 3300억원대 유입에서 2024년 200억원대 유출로 급반전했다. 분양미수금이 177억원에서 1600억원대로 급증하면서 현금 회수가 지연된 탓이다.
투자부문 손실도 확대됐다. 매도가능증권 손상차손은 142억원으로 늘었고 지분법손실도 80억원대를 기록했다. 특정 섹터에 대한 집중 투자 구조가 업황 변화에 따라 실적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결국 우미글로벌의 현재는 오너의 투자 철학, 특히 이석준 회장의 투자 성향이 짙게 반영된 결과로 읽힌다. 프롭테크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한 집중 투자 전략은 업황 하락과 맞물리며 리스크로 전이되는 모습이다. 이 회장은 창업주 고(故) 이광래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해 부친 별세 이후 그룹 내 영향력을 한층 강화했다. 오너 개인의 판단이 그룹 투자 방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진 만큼 프롭테크 중심 투자 기조 역시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 환경이 빠르게 식는 국면에서 투자 성과로 전략의 유효성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프롭테크에 대한 이해도와 관심이 높은 것은 분명 강점이지만 업황이 꺾인 지금은 포트폴리오 분산 측면에서 아쉬움이 드러나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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