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울 기자] 예별손해보험 매각이 또다시 유찰되며 한국투자금융지주만 사실상 유일한 원매자로 남았다. 대규모 자본 투입과 부실 정리 부담이 맞물린 이번 거래는 단순한 개별 딜을 넘어, 위축된 보험사 M&A 시장의 투자 심리와 가격 눈높이를 가늠할 분수령으로 평가되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날 마감된 예별손보 공개매각 본입찰에는 예비인수자로 선정됐던 복수 후보(하나금융지주·한국투자금융지주·JC플라워) 가운데 한투지주만 최종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공개매각은 2곳 이상이 참여해야 유효 경쟁이 성립되지만, 이번에는 단독 응찰로 경쟁이 성립되지 않으면서 유찰 처리됐다.
특히 이번 딜은 일반적인 보험사 매각과 달리 부실 정리와 계약 이전 가능성이 함께 열려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인수 부담이 컸다. 가격 수준뿐 아니라 추가 자본 투입과 잠재 부실 처리까지 감안해야 해 원매자들이 선별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실제 시장에서는 지급여력(K-ICS) 기준 충족과 손실 보전을 포함해 약 1조3000억원 안팎의 자본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예보의 7000억~8000억원 지원이 거론되지만 방식에 따라 인수자 부담은 달라질 수 있다. 초기 투입 이후에도 손해율 안정과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한 추가 증자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투자 부담이 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대부분 원매자가 이탈한 가운데, 그간 롯데손해보험과 BNP파리바카디프생명보험 등 주요 보험사 매물에서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한투지주만 본입찰까지 참여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통상적인 매물 대비 난이도가 높은 거래임에도 인수 검토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보험업 진출 의지를 일정 부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한투지주는 현재 시장에서 보험사 인수에 나설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적극적 원매자로 꼽히면서 이번 딜의 향방을 가늠할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 성사 여부에 따라 향후 보험사 M&A 시장의 분위기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로 이어질 경우 거래 성사 가능성과 가격 형성에 대한 기대가 살아날 수 있지만, 반대로 무산될 경우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시장에서는 원매자 중심의 협상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 보험사 M&A에 나설 수 있는 금융지주와 사모펀드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롯데손해보험 재매각과 KDB생명 매각 추진 등 주요 매물이 동시에 시장에 나오면서 관심이 분산됐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서 보험사 인수에 나설 수 있는 원매자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한투지주의 최종 의사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인수 여부에 따라 보험사 M&A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와 가격 눈높이가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보험사 M&A 시장의 구조적 한계가 재확인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자본 규제와 회계 제도 변화로 보험사 인수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향후에도 거래 성사 난이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매물은 쌓이는데 이를 받아줄 수 있는 원매자는 제한적인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가격 눈높이 조정이나 거래 구조 변화 없이는 거래 성사가 쉽지 않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예보는 향후 재공고 여부를 검토하는 한편 계약 이전 방식도 병행해 추진할 방침이다. 매각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재입찰을 진행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사전에 논의된 시나리오에 따라 보험계약을 다른 손해보험사(삼성화재,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현대해상)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가동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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