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울 기자] 이동철 전 KB금융지주 부회장이 차기 여신금융협회장 단독 후보로 선정됐다. 업계에서는 10년 만에 다시 민간 출신 인사가 협회장에 오를 가능성이 커진 배경에 여신금융업계의 성장 한계와 사업 구조 재편 필요성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협회장 선임 과정에서 정책 대응력과 대관 역량이 중시됐다면 최근에는 업권의 성장 전략과 미래 먹거리 발굴 역량이 더욱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부상했다는 설명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전날 회의를 열고 이동철 전 KB금융지주 부회장을 차기 협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이 후보는 오는 16일 임시총회 의결을 거쳐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이 후보는 KB생명보험 경영기획본부 부사장과 KB금융지주 전략총괄 부사장(CSO), KB국민카드 대표, KB금융지주 부회장 등을 거치며 보험과 카드업, 금융지주 전략 부문을 두루 경험했다. 특히 KB국민카드 대표와 KB금융지주 부회장 재임 당시에는 비은행 사업 확대와 성장 전략을 이끌었다. 2023년에는 KB금융지주 회장 최종 후보군에 오르며 경영 역량을 인정받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선출이 그동안 이어져온 관료 출신 중심의 협회장 선임 기조에서 벗어나 업권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선택한 결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후보가 카드업 현장 경험과 금융지주 차원의 전략 수립 경험을 동시에 갖춘 점이 높게 평가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회추위 내부에서도 "여신금융업계에서 오랜 기간 경험을 쌓은 인물이 현 위기를 타개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카드업 성장 정체와 캐피탈업권의 사업 재편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업권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카드업 현장 경험과 금융지주 차원의 비은행 성장 전략 경험을 동시에 보유한 인물이 많지 않다는 점이 이 후보의 가장 큰 강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데 그치지 않고 금융지주 차원에서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와 성장 전략을 총괄한 경험이 현재 여신금융업계가 직면한 구조적 과제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여신금융업계는 전통적인 수익모델의 한계가 뚜렷해지면서 성장 전략 재정립이라는 공통 과제를 안고 있다. 카드업계는 조달비용 부담과 연체율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간편결제와 플랫폼 중심으로 결제 시장이 재편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캐피탈업계 역시 부동산금융 의존도를 낮추고 기업금융과 신기술금융 등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규제 대응 중심의 인물보다 사업 전략 수립과 신사업 발굴 경험을 갖춘 인물이 적합하다는 판단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비은행 사업 확대 경험을 보유한 이 후보가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업권 전반의 성장 전략 수립 과정에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여신금융업계 관계자는 "현재 업권이 직면한 과제는 조달과 건전성, 디지털 전환, 정책 대응 등 어느 하나만 중요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성장 정체 국면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업권의 미래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리더십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고 말했다.
다만 이 후보의 경영 경험과 전문성에 대한 기대만큼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당국의 영향력이 큰 여신금융업계 특성상 정책 대응과 대관 역량 역시 여전히 중요한 능력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민간 출신 협회장이었던 김덕수 전 회장(전 KB국민카드 대표)은 업권 전문성과 현장 경험 측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부가서비스 축소 등 주요 현안 과정에서 일각에서는 업권 기대에 비해 대관 성과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업권 일각에서는 여신금융업계 입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대변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제기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 후보 역시 업권 전문성에 더해 정책 대응력과 대관 역량을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 체계와 각종 규제, 캐피탈업계는 건전성 규제와 부동산금융 정책 등에서 금융당국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상생금융과 소비자보호 등 금융권을 향한 정책 요구가 확대되고 있는 것도 그 이유다.
여신금융업계 다른 관계자는 "업권이 성장 전략과 사업 다변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이동철 후보의 전문성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은 사실"이라며 "취임 이후 카드수수료 체계와 상생금융 확대 요구, 캐피탈업권 건전성 규제 등 주요 현안에서 정책 대응력을 보여주는 것이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