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모트렉스 자회사 모트렉스이에프엠(옛 한민내장·제성내장)이 추진하는 두올 인수를 두고 시장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 딜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모트렉스의 내장재 사업 매출은 연간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인수 주체와 모기업의 재무적 리스크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모트렉스의 전반적인 유동성 흐름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피인수 법인인 두올의 현금성자산을 활용할 가능성도 있어서다.
◆ 연매출 1조·영업익 600억 추정…바잉 파워·수직계열화 등 시너지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모트렉스이에프엠은 지난해 연간 매출 1597억원과 영업이익 110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151억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두올은 연결기준 매출 7961억원과 영업이익 486억원, 순이익 313억원으로 집계됐다. 모트렉스이에프엠의 두올 인수가 완료될 경우 단순 계산으로 양사의 연간 매출은 9558억원으로 사실상 1조원대 체급의 거대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주목할 부분은 양사 합병으로 수익성이 강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96억원, 464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예상 영업이익률은 6.2%이다. 특히 매년 모트렉스로 500억원에 육박하는 이익 창출력이 연결 장부상으로 유입된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캐시카우(현금 창출원)가 될 전망이다.
나아가 원단과 가죽, 내부 폼 등 내장재 제조에 필요한 원자재를 공동으로 조달할 수 있게 되면서 원가 협상력(바잉 파워)이 격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매출원가가 낮아지는 만큼 수익성을 견인하는 강력한 재료가 될 수 있다.
모트렉스이에프엠 완전 자회사인 모트렉스에이디엠의 낙수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부직포와 펠트 제조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모트렉스에이디엠은 지난해 말 기준 매출 231억원과 영업이익 37억원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기반 부품사로는 이례적인 15.9%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알짜 회사다. 두올의 내장재 생산 라인에 모트렉스에이디엠이 생산하는 부직포와 펠트 등 기초 원자재가 공급되면서 전방위 수직계열화를 통한 외형 성장과 이익 극대화가 동시에 가능해진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더군다나 모트렉스에이디엠이 모기업으로 매년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은 모트렉스이에프엠의 현금 유동성을 보강할 요인이다. 모트렉스에이디엠은 2022년부터 연평균 48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해 왔고, 이는 전액 모트렉스이에프엠으로 유입됐다. 다시 말해 두올 인수 시너지에 따른 일감 증가가 모트렉스에이디엠의 이익 증대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모기업인 모트렉스이에프엠의 내실 성장을 견인하는 선순환 재무 구조가 완성될 것으로 파악된다.
◆ 모트렉스, 말라가는 현금 곳간…두올, 재무 통제력 확보
하지만 외형 성장과 공급망 시너지 전망과 달리 일각에서는 모트렉스의 재무 부담이 피인수 기업인 두올로 전이될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예컨대 올 1분기 말 연결기준 모트렉스의 단기 유동성 지표는 다소 악화된 상태다. 회사의 현금및현금성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 포함)은 지난해 말 955억원보다 올 1분기 말 679억원으로 3개월 사이 28.9% 감소했다.
반면 모트렉스의 1년 내 갚아야 할 유동부채는 3357억원에서 3508억원으로 4.5% 늘었다. 이 가운데 단기차입금(유동차입금)은 1853억원이었으며, 매입채무 및 기타유동채무(매입채무)는 948억원으로 나타났다. 즉각적인 현금 유출 압박을 받는 단기 빚이 2800억원을 넘어선 만큼 자본력의 한계로 비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단기차입금의 경우 금융기관과의 협의로 만기 연장이나 대환 등의 유예가 가능하지만, 매입채무는 단기간 내 협력사에 결제해야 하는 일종의 외상값이라는 점에서 압박 강도가 다르다. 모트렉스의 가용 현금보다 털어야 할 빚이 더 많다는 점은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문제는 모트렉스가 영업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대금이 현금으로 환원되지 못하고 장부상 묶여 있다는 점이다. 올 1분기 말 기준 모트렉스의 매출채권 및 기타유동채권(매출채권)은 지난해 말(1316억원)보다 11.9% 증가한 1472억원으로 집계됐다. 당장 털어내야 할 매입채무보다 매출채권 규모가 524억원이나 많은 것이다. 제때 현금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운전자본 부담이 가중됐고, 가용 현금성자산이 단기 매입채무를 밑도는 유동성 불일치가 발생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반면 피인수 기업인 두올의 경우 운전자본 관리 능력이 상대적으로 우량한 것으로 분류된다. 두올의 올 1분기 말 기준 매출채권(1457억원)과 매입채무(1453억원)는 균형을 이루고 있다. 외상 빚의 절대 액수는 크지만 매출채권과 균형 있게 통제되고 있는 데다, 862억원에 달하는 현금성자산과 안정적인 영업활동현금흐름(121억원)을 창출하고 있어 자체적인 채무 변제 능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 지분율 62% 과점 구조…배당 확대·이해상충 우려
시장에서는 두올이 모트렉스 재무 부담 완화에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향후 두올이 모트렉스 지배구조 아래 편입된 이후 배당 확대나 그룹 차원의 자금 운용 변화가 이뤄질 경우 모기업의 단기 부채 리스크 헷지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모트렉스와 사모펀드 JKL이 공동설립한 투자목적법인(SPC) 모빌리스가 모트렉스이에프엠의 지분 100%를 들고 있다. 이번 두올 인수가 완료되면 모빌리스→모트렉스이에프엠→두올로 이어지는 수직 지배구조가 완성되면서, 모빌리스가 이사회와 주주총회 내 의사결정을 사실상 장악하게 된다. 모빌리스가 이사회와 주주총회 내 의사결정 영향력을 크게 확대하면서 소액주주와 이해상충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본사의 가용 현금이 마른 모트렉스가 이번 과점 주주 지위를 활용해 향후 두올의 배당 성향을 공격적으로 끌어올릴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지배구조상 배당을 통한 상향 자금 이동이 가능한 구조라서다. 자회사 지분이나 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도 있다. 모트렉스는 지난 2022년 전진건설로봇(옛 전진중공업)의 경영권 확보 과정에서 손자회사가 된 '전진건설로봇'의 주식 687만여주를 금융권에 담보로 제공하며 인수금융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 두올 인수 역시 '모빌리스'라는 SPC와 '모트렉스이에프엠'을 거치는 유사 지배구조를 짜 놓은 만큼, 향후 체력이 우량한 두올의 과점 지분을 지렛대 삼아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모트렉스 측은 두올 인수합병(M&A)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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