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막대한 정책 자금이 투입되는 국민성장펀드 1차 출자사업에서 투자금 회수 성과와 안정적인 블라인드 펀드 운용 경험을 입증한 하우스들이 핵심 리그를 차지했다. 혁신 성장 산업을 육성하는 정책펀드 특성상 정성적 투자 계획보다 실질적인 포트폴리오 청산 실적과 검증된 리스크 관리 역량이 당락을 가른 핵심 변수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은 최근 국민성장펀드 1차 간접투자 사업 최종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생태계 전반 대형 분야 위탁운용사로는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선정됐다. 숏리스트에서 경합한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와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탈락했다. M&A 리그에서는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최종 운용사 지위를 확보하며 케이엘앤파트너스를 따돌렸다.
◆ PE·VC 맞붙은 대형리그…첫 국민성장펀드 선택은 '검증된 트랙레코드'
이번 출자사업에서 최대 격전지였던 생태계 전반 대형 리그는 사모펀드 운용사와 벤처캐피탈이 별도 구분 없이 진검승부를 벌여 업계의 시선을 모았다. 투자 규모와 성격이 다른 두 업권이 정면충돌하면서 특정 분야로의 자금 쏠림이나 형평성 논란 우려도 제기됐다. 산업은행은 심사 결과 PEF 운용사인 스카이레이크와 VC인 에이티넘을 각각 한 곳씩 선정하며 균형을 맞췄다. 정책 자금을 고르게 공급해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숏리스트에 올랐던 하우스들 모두 뚜렷한 실적을 확보한 베테랑들이라 마지막 단계까지 정량 평가와 정성 평가 모두에서 치열한 박빙의 승부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리그 승자가 된 스카이레이크는 제조업 카브아웃 딜을 포함해 ICT와 반도체 등 첨단 산업 전반에서 우수한 회수 성과를 증명해 내며 심사위원들의 지지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대표 회수 사례로 꼽히는 넥스플렉스는 2018년 SK이노베이션의 FCCL 사업부를 인수해 독립시킨 뒤 2023년 MBK파트너스에 매각하며 투자원금 대비 약 5배 수준의 회수 성과를 거뒀다. 10호 블라인드 펀드로 투자한 코팅코리아와 가영·성창세라믹스 역시 성공적인 회수 사례다.
티맥스소프트, 여행·숙박·레저 플랫폼 기업인 야놀자 뿐 유망 기업을 발굴할 뿐 아니라 최근에는 인공지능 반도체 팹리스 기업인 딥엑스와 기업용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선도 기업 비즈니스온 등에 투자하며 첨단 기술 분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번 GP 선정으로 스카이레이크는 지난 2023년 첫 조 단위 펀드 결성을 완료한 이후 약 3년 만에 차기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나서게 됐다.
함께 대형 리그 운용사로 선정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역시 이번 정책 자금을 발판 삼아 대형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과거 국내 벤처 펀드 중 최대 규모였던 에이티넘성장조합2023(8600억원)을 결성한 저력을 바탕으로 연내 총 1조원 규모의 초대형 펀드 조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두 하우스 모두 이번 국민성장펀드 자금을 성공적으로 수혈받으면서 차기 대형 펀드 결성을 위한 첫 단추를 안정적으로 꿰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웰투시 vs 케이엘앤 맞대결…펀드 운용 경험이 당락 갈라
단 한 자리를 두고 맞대결을 펼친 M&A 리그에서는 블라인드 펀드의 운용 경험 유무가 양사의 희비를 가른 결정적 승부처였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부실기업 재무구조조정과 운영 효율화를 바탕으로 확실한 밸류업 역량을 피력했으나 현재 첫 단독 블라인드 펀드 결성을 추진 중이라는 점이 다소 아쉬운 요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최종 승리한 웰투시는 주요 기관 출자사업을 통해 다수의 블라인드 펀드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청산해 온 이력을 앞세워 신뢰를 확보했다. 펀드 결성부터 투자 실행 그리고 회수에 이르는 전 과정을 여러 차례 완수한 경험이 운용 안정성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배경으로 분석된다.
웰투시는 성장 잠재력을 갖춘 기업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자금을 공급하는 전략을 고수해 왔다. 에이치에스디엔진과 전진중공업 그리고 엠앤씨솔루션 등 굵직한 산업재 바이아웃 거래가 대표적이지만 마스크팩 제조사인 제닉 등 소비재 투자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대표 포트폴리오인 엠앤씨솔루션은 모트롤 방산 사업부 분사 이후 생산능력 확대와 해외 수출 기반 확보에 필요한 자금을 적시에 공급해 코스피 상장까지 이끌어냈다. 시스템 반도체 팹리스 기업 웰랑 역시 R&D 파이프라인을 정리하고 신규 수요처를 발굴하는 등 사업 구조 조정을 주도했다. 단순 구조조정보다는 생산능력 확대와 신규 수주 확보, 해외 판로 개척 등 후속 성장 과정까지 관여해온 점이 특징이라는 평가다.
이번 1차 위탁운용사 선정이 마무리되면서 자본시장의 시선은 한국산업은행이 곧바로 진행할 2차 출자사업 절차로 이동하고 있다. 첫 사업에서 트랙레코드와 회수 안정성이 최우선 기준으로 확인된 만큼 후속 사업에 도전하는 운용사들의 펀드레이징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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