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대만)=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향후 5년 내 반도체 웨이퍼 생산능력을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품귀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생산능력을 선제적으로 늘려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가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만큼, SK하이닉스도 대규모 설비투자를 통해 수요 대응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은 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 SK하이닉스 부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많은 장애물이 있지만 향후 5년 안에 전체 생산 용량을 두 배로 늘릴 예정"이라며 "D램과 HBM을 포함한 전체 웨이퍼 기준으로 생산능력을 두 배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설비 투자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회장은 "전체 설비 투자 규모를 계산해두지는 않았지만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조달할 것"이라며 "장비, 건설, 물·전기 등 모든 비용이 상승하겠지만 우리는 해내야만 하고 결국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이 생산능력 확대를 언급한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AI는 계속 확장되고 있고 모두가 AI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메모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젠슨 황이 새로운 AI PC를 발표했는데 더 많은 메모리가 동시에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생산 확대가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도 언급했다.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에 상당한 시간과 자금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많은 투자와 에너지, 전기, 전력이 필요하다"며 "메모리 부족 현상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새로운 팹 하나를 건설하는 데 많은 리드타임이 소요된다. 새로운 팹은 짓는 데 최소 3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극복해야 할 10년 단위의 커다란 장애물"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생태계의 지속가능성도 강조했다. 최근 공급 부족으로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고 있지만 가격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산업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최 회장은 "물량 부족 현상은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그러나 전체 생태계를 위해서는 지속가능성이 필요하다. 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일종의 문제이며 이는 전체적인 지속가능성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단순한 메모리 생산을 넘어 AI 인프라 사업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최 회장은 "미래에는 더 많은 인텔리전스를 생산할 수 있는 더 많은 AI 팩토리가 필요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전 인류를 도울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앞으로 더 많은 AI 팩토리를 구축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은 기자들과의 대화를 마친 후 폭스콘 부스와 SK그룹의 글로벌 반도체 모듈 및 유통 전문 자회사인 에센코어 부스를 들려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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