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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간 보너스 받은 남자…"다음은 K-코미디"
김기령 기자
2026.06.01 07:50:16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정통 VC 전략이 결국 가장 높은 수익률로 이어지더라"
이 기사는 2026년 05월 29일 12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제공=LB인베스트먼트)

[딜사이트 김기령 기자]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 보기 드문 현장형 리더다. 대표이사 직함을 달고 있지만 여전히 투자심의위원회와 미팅을 직접 챙긴다. 박 대표는 "책상머리 심사보고서 검토로는 기업의 진짜 모습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강남 테헤란로 LB인베스트먼트 본사에서 만난 박 대표는 내내 VC의 본질을 되짚었다. 단기 회수나 프리IPO 중심 투자보다는 초기 기업을 발굴해 장기간 동행하는 정석적인 VC 투자가 결국 가장 높은 수익률로 이어지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좋은 기업을 초기에 발굴해 끝까지 함께 가는 게 모험자본 본연의 역할"이라며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은 채 단기 수익률만 높이려는 속성책은 사실 지속 가능한 모델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런 의미에서 투자 철학은 명확하다. 여러 기업에 소규모로 분산하기보다 잠재력 있는 기업을 조기에 발굴해 집중하고 이후에도 성장 과정을 지켜보며 후속 투자를 이어가는 식이다. 실제 LB는 비슷한 규모의 타 VC 대비 포트폴리오 수는 적은 편이지만 기업당 투자 규모와 지분율은 상대적으로 높다. 


대표 사례가 AI 최적화 스타트업 노타다. LB는 세 차례에 걸쳐 약 107억원을 투자했고 현재까지 약 1000억원을 회수했다. 지난해 12월 상장한 리브스메드는 첫 투자 이후 상장까지 약 9년이 걸렸다. LB는 노타에 두 차례나 후속 투자를 단행했고 결과적으로는 초기투자 기준 약 40배 수익률을 기록해 성공사례를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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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조원 안팎의 기업가치로 데카콘 기업공개(IPO)를 기대하게 하는 무신사 역시도 LB가 초기부터 동행한 포트폴리오다. 박기호 대표는 "스타트업은 대부분 긴 시간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투자자가 계속 믿고 추가적인 성장을 도와야 한다"며 "그러한 신뢰의 누적이 결국은 높은 멀티플의 회수성과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호 대표를 상징하는 또 다른 키워드는 K-콘텐츠 투자다. LB는 BTS 신화를 만들어낸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하이브의 초기 투자사로 잘 알려져 있다. 하이브(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초기 투자로 두차례에 걸쳐 65억원을 투입했는데 결국 약 1151억원을 회수하며 1671%라는 투자 수익률(ROI)을 기록했다. 원금대비 약 18배에 달하는 수익이었다.


지난해에는 코미디 콘텐츠 제작사 메타코미디에 100억원을 투자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코미디 콘텐츠 기업 투자를 상당히 이례적으로 평가했다. 박기호 대표는 "K-콘텐츠는 음악과 드라마를 넘어 계속 장르의 확장 국면을 맞을 것"이라며 "메타코미디 투자 역시 그런 흐름의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미디도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확장 가능한 장르라고 판단했다"며 "지난해 성과도 전년 대비 성장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최근 박기호 대표는 글로벌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미국·일본·인도를 중심으로 현지 VC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단순 해외 투자보다는 현지 톱티어 VC와 협력 관계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는 "한국 VC들도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 있는 플레이어가 돼야 한다"며 "해외 톱티어와 자연스럽게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는 수준까지 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특히 인도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그는 "인도는 중국 이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소비 시장"이라며 "한국 콘텐츠와 소비재, 플랫폼 기업들이 진출할 여지가 상당히 많다"고 평가했다.


현재 한국소재부품장비투자기관협의회(KITIA) 회장을 맡고 있는 박기호 대표는 제조업 기반 경쟁력에 대한 확신도 나타냈다. 그는 특히 반도체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AI·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흐름 속에서 한국 제조업 기반이 새로운 기회를 맞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적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LB는 현재 약 1조5000억원 운용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박 대표는 "내년 말까지는 AUM 2조원을 달성할 것"이라며 "올해는 약 2000억원 규모 신규 투자를 계획하고 있고 올해 상장 예정 포트폴리오도 8개 정도 예상한다"고 말했다. LB인베는 지난해까지 14년 연속 성과보수를 기록했는데 올해도 보너스가 예상된다. 펀드 청산 과정에서 손실이 없었다는 의미다. 


인터뷰 말미에는 본질을 강조했다. '투자는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 비즈니스'라는 생각이다. 박기호 대표는 "한 번 신뢰를 잃으면 LP들은 한동안 그 하우스에는 출자하지 않는다"며 "책임감을 갖고 투자하면서 LB만큼은 믿고 맡길 수 있는 운용사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프로필 (그래픽=오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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