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현대자동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가 약 4년 만에 부분변경 모델로 돌아왔다. 겉모습은 익숙한 기존 그랜저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한층 세련되게 다듬었고, 실내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진화했다. 현대차 최초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인 '플레오스 커넥트'를 탑재하면서 그랜저는 단순한 세단을 넘어 '달리는 스마트폰'에 가까워졌다. 현대차는 이번 그랜저를 통해 한층 개인화된 운전자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지난 28일 서울 강동구에서 강원도 춘천까지 이어지는 왕복 140km 구간에서 신형 그랜저를 시승했다. 약 2시간 동안 도심과 고속도로, 굽이진 와인딩 코스를 차례로 달리며 승차감과 주행 안정성, 인포테인먼트 사용성을 살폈다. 시승 차량은 가솔린 2.5 캘리그래피 블랙잉크 트림으로, 스마트 카드키와 시트 컴포트 플러스 등이 더해진 풀옵션 모델이다.
이번 부분변경의 핵심은 단연 실내였다. 운전석 문을 열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센터페시아를 가득 채운 17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다. 같은 세단인 테슬라 모델3의 15.4인치 디스플레이보다도 큰 크기다. 현대차는 이번 그랜저에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를 탑재했다.
이 플랫폼에는 대형 디스플레이와 멀티 윈도우 사용자경험(UX), 글레오 인공지능(AI) 등이 포함된다. 기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내비게이션과 미디어 조작 중심이었다면, 신형 그랜저는 스마트폰처럼 여러 기능을 동시에 띄우고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특히 비서 역할을 하는 글레오 AI는 운전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주행 중 "오늘 날씨 어때", "오늘 실시간 뉴스 알려줘", "창문 열어줘"라고 말하자 글레오는 망설임 없이 반응했다. 기착지인 춘천 인근의 맛집을 물었을 때도 몇 개의 후보를 화면 위에 띄워줬다. 시승 시간이 짧아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운전 중 손을 쓰지 않고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거나 차량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은 편리했다.
디스플레이의 시인성과 터치감도 우수했다. 시승 당일 강한 햇빛이 실내로 들어왔음에도 화면에 표시된 글자와 숫자는 또렷하게 보였다. 터치 반응도 매끄러웠다. 화면은 크게 두 구획으로 나뉘었다. 왼쪽에는 차량 속도와 주변 도로 상황이 표시됐고, 오른쪽에는 지도가 배치됐다. 화면 하단에는 공조장치와 음악 등 주요 메뉴바가 자리했다. 마치 거치대에 태블릿 PC를 올려놓고 사용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기존 계기판 자리에 위치한 9.9인치 디스플레이도 요긴했다. 세 개로 분할된 화면에는 연비, 속도, 주행가능거리, 변속 상태, 음악 재생 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띄울 수 있다. 앞유리의 헤드업디스플레이(HUD)와 함께 주행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운전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여줬다. 다만 온열·통풍 시트 물리 버튼의 위치는 아쉬웠다. 버튼이 오른쪽 무릎과 가까운 곳에 있다 보니 주행 중 무릎이 닿아 켜둔 통풍 기능이 꺼지거나, 의도치 않게 온열 기능으로 바뀌는 일이 있었다.
주행 성능은 일상 주행에 충분한 힘을 갖췄다. 시승차에는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2.5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 198마력, 최대토크 25.3kgf·m의 성능을 발휘한다. 출력 수치는 부분변경 전 모델과 동일하다. 일반 도로를 벗어나 고속도로에 진입한 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고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았다. 에코나 노멀 모드에서는 가속 반응이 한 템포 늦는 듯한 느낌이 있었지만, 스포츠 모드에서는 보다 즉각적인 응답성을 보여줬다. 폭발적인 가속감을 앞세운 차는 아니지만, 고속도로 합류나 추월 가속 등 일상적인 주행 상황에서는 부족함이 크지 않았다.
외관은 기존 모델에서 투박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부분을 중심으로 다듬었다. 네모 모양이었던 그릴과 헤드램프로 인해 다소 무거워 보였던 전면부는 상어 코를 형상화한 샤크 노즈 그릴과 한층 얇아진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를 적용해 보다 세련되고 안정적인 인상으로 바뀌었다. 후면에서는 일각에서 불만이 제기됐던 범퍼 하단 방향지시등이 상단으로 이동했다.
더 뉴 그랜저는 개별소비세 3.5% 기준 가솔린 2.5, 가솔린 3.5, LPG 3.5, 가솔린 1.6 터보 하이브리드 등 4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출시된다. 가격은 각각 4185만원, 4429만원, 4331만원, 4864만원부터 시작된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