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은 IFRS17(새 회계제도) 도입 3년차로, CSM(계약서비스마진) 중심의 외형 성장에서 벗어나 자본 건전성을 통한 체력 차이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금리·환율 변동성 확대 속에 자본은 규제 대응을 넘어 수익성과 성장 전략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내년부터 기본자본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50% 규제가 시행되는 만큼 자본의 '양'뿐 아니라 '질' 관리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딜사이트는 주요 보험사들의 자본구조를 유형별로 나눠 건전성 지표 이면의 구조와 리스크를 집중 분석한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된 '동양생명'이 외부 자본 조달과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 통제를 병행하며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 방어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금융 편입 이후 리스크 관리 중심의 경영 기조를 강화하면서 장기채권 중심의 보수적 자산 운용 전략으로 수익성보다 건전성 확보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장기채는 보험사의 요구자본 관리에 유리한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다만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고, 금리 상승기에는 채권 가치 하락으로 투자이익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면성을 지닌다. 특히 장기채권 가격 변동성은 보험사의 수익성뿐 아니라 기본자본에도 영향을 미쳐 동양생명이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개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의 올해 1분기 말 킥스비율은 185.8%로 지난해 말(179.8%) 대비 6%포인트(p) 상승했다. 우리금융 편입 이전인 2025년 1분기(127.2%)와 비교하면 58.6%p 오른 수치다.
킥스비율 상승은 가용자본(기본자본+보완자본) 증가와 요구자본 감소가 맞물린 결과다. 올해 1분기 가용자본은 4조3040억원으로 지난해 말(4조590억원) 대비 6% 증가했고, 전년 동기(3조3860억원)와 비교하면 27% 늘었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11월 200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해 보완자본도 확충했다.
반면 요구자본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 요구자본은 2조3170억원으로 지난해 말(2조257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1년 전(2조6630억원)보다는 13% 줄었다.
동양생명은 우리금융 편입 이후 위험 익스포저 축소에 기반한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주식 비중을 줄이고 장기채권 비중을 확대해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을 맞추는 자산부채관리(ALM)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금리 변동에 따른 자본 변동성을 줄이고 요구자본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시장위험액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동양생명의 시장위험액은 6698억원으로 전년 말(1조2813억원) 대비 48% 줄었다. 같은 기간 주식위험액도 5863억원에서 4185억원으로 29%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주식 익스포저 축소가 시장위험액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채권 확대는 생보사의 부채 구조 특성상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장기 보험부채 비중이 높은 생보사는 자산 만기를 부채 만기에 맞춰야 금리 변동에 따른 자본 변동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동양생명의 국공채 보유액은 8조3975억원으로 전체 유가증권의 32%를 차지했다.
다만 금리 상승기에는 장기채권의 평가손실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듀레이션이 긴 채권일수록 금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이는 투자수익성과 건전성 지표를 동시에 압박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동양생명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250억원으로 전년 동기(460억원) 대비 46% 감소했다. 같은 기간 투자이익은 550억원에서 90억원으로 84% 급감했다. 보험이익은 220억원으로 전년 동기(40억원) 대비 5배 이상 늘었지만 투자손익 악화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회사 측은 중동 지정학 리스크에 따른 금리 상승 등 거시 환경 악화로 유가증권 평가이익이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말 동양생명은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FVTPL) 채권 평가손익에서 -5억원을 기록했다. IFRS17 도입 이후 처음으로 채권 평가손실을 인식한 것이다.
동양생명의 투자이익 감소 배경으로는 유가증권 평가이익 축소가 지목된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등 거시 환경 악화 영향으로 유가증권 평가이익이 줄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FVOCI 채권 평가손실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동양생명의 FVOCI 채권 평가손실액은 8359억원으로 전년(3191억원) 대비 약 3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타포괄손익누계액(OCI) 적자 규모도 -1조1055억원에서 -1조2193억원으로 확대됐다.
이정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보험사들은 시장위험액 축소를 위해 장기채 매입을 확대하고 있지만, 장기채는 대체투자 대비 수익률이 낮은 편"이라며 "금리 상승 시 투자자산 평가이익 감소로 이어져 투자이익 축소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본자본비율 하락도 부담 요인이다. 2025년 말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 기본자본비율은 60.7%로 2024년 말(66%) 대비 5.3%p 하락했다.
이는 금융당국의 자본의 질 관리 강화 기조에 대응해 신종자본증권 의존도를 낮춘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2020년 발행했던 3억달러(약 4529억원) 규모 외화 신종자본증권을 콜옵션 행사 시점에 전액 상환했다. 이 과정에서 회계상 순자산으로 인정되던 신종자본증권이 제외되며 기본자본 총량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보험업권 전반에서 기본자본 중심의 건전성 관리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금융당국은 기본자본비율 권고 기준으로 50%를 제시한 상태다. 내년부터는 기준치를 밑도는 보험사에 적기시정조치 등 고강도 감독 조치를 적용할 방침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지주 편입 이후 주식위험 익스포저를 주축으로 위험자산 축소에 집중해왔다"며 "향후 금리 및 시장 상황에 대응한 자산 듀레이션 관리와 장기채권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 및 안정적인 이자수익 기반 확대 등으로 투자손익 변동성을 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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