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은 IFRS17(새 회계제도) 도입 3년차로, CSM(계약서비스마진) 중심의 외형 성장에서 벗어나 자본 건전성을 통한 체력 차이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금리·환율 변동성 확대 속에 자본은 규제 대응을 넘어 수익성과 성장 전략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내년부터 기본자본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50% 규제가 시행되는 만큼 자본의 '양'뿐 아니라 '질' 관리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딜사이트는 주요 보험사들의 자본구조를 유형별로 나눠 건전성 지표 이면의 구조와 리스크를 집중 분석한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삼성생명이 기타포괄손익누계액(OCI) 증가에 힘입어 기본자본을 큰 폭으로 확충했다. 다만 삼성전자 주가 상승효과가 자본 확충과 동시에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 확대를 동반하면서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가용자본 관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한층 부각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기본자본은 지난해 말 51조7743억원으로 전년(35조612억원) 대비 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본자본비율은 9.7%포인트 상승한 155.9%를 기록했다.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역시 198.0%로 13.1%포인트 오르며 건전성 지표 전반이 개선됐다.
기본자본 확대와 보완자본 증가가 동시에 이뤄지며 가용자본 규모가 커진 것이 킥스비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2025년 말 보완자본은 13조9659억원으로 전년(9조2749억원) 대비 51% 증가했다.
이 같은 자본 확충은 기타포괄손익누계액(OCI) 증가 영향이 컸다. 2025년 삼성생명의 OCI는 30조6324억원으로 전년 대비 133% 급증했다. 특히 삼성전자 주식 평가이익 확대가 OCI 증가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관련 금융자산 평가손익은 2024년 약 13조원에서 2025년 44조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최대주주로, 해당 지분 가치 변동이 자본에 직접 반영되는 구조다. 최근 일부 지분 매각으로 보유 지분율은 8.51%(5억390만4843주)에서 7.49%(4억9770만4135주)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자본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한 수준이다.
기본자본은 손실 흡수력이 높은 자본이자, 보험사의 지급 여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통한다. 기본자본 항목에는 스텝업(step-up) 조건이 붙지 않는 신종자본증권을 비롯해 이익잉여금·기타포괄손익누계액·조정준비금 등이 포함된다. 후순위채나 기타 자본성 증권 등 외부에서 조달하는 보완자본과는 차이가 있다.
문제는 자산 가격 상승이 건전성 지표 개선으로만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가 상승은 기본자본을 늘리는 동시에 주식위험액을 확대시켜 요구자본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2025년 말 삼성생명의 요구자본은 33조2075억원으로 전년( 23조9806억원) 대비 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시장위험액은 34조5522억원으로 65% 늘었으며, 이 가운데 주식위험액은 31조9560억원으로 73% 급증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종가 기준 2024년 12월 말 5만3200원에서 지난해 말 11만9900원으로 1년새 125% 뛰는 등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결국 '자본(분자)'과 '요구자본(분모)'이 동시에 커지면서 건전성 개선 효과가 일부 상쇄되는 구조다. 특히 특정 주식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향후 주가 변동 시 자본과 건전성이 함께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삼성생명은 업계 최상위 수준의 자본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기본자본비율은 금융당국 권고치(50%)를 크게 상회하고, 킥스비율 역시 200%에 근접한 수준이다. 다만 내년부터 기본자본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자본의 안정성 관리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본업 실적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보험손익은 9750억원으로 전년(5420억원) 대비 80% 증가했다. 올해는 1조원 이상의 보험손익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보험손익은 순이익을 거쳐 이익잉여금으로 축적되며 기본자본의 기반이 된다.
다만 실적 변동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IFRS17 도입 첫해인 2023년 1조4490억원에 달했던 보험손익은 2024년 CSM 축소와 예실차 악화 영향으로 감소했다가, 2025년 들어 반등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은 자본 규모 자체는 압도적이지만, 삼성전자 지분 영향으로 자본과 요구자본이 동시에 움직이는 구조"라며 "주가 의존도가 높은 만큼 자본관리 난이도는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금리 및 주가 상승에 따라 자본이 늘었고, 요구자본 확대 역시 주가 변동에 기인한 부분"이라며 "(삼성생명) 킥스비율은 당국 권고 기준을 크게 상회하는 등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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