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은 IFRS17(새 회계제도) 도입 3년차로, CSM(계약서비스마진) 중심의 외형 성장에서 벗어나 자본 건전성을 통한 체력 차이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금리·환율 변동성 확대 속에 자본은 규제 대응을 넘어 수익성과 성장 전략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내년부터 기본자본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50% 규제가 시행되는 만큼 자본의 '양'뿐 아니라 '질' 관리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딜사이트는 주요 보험사들의 자본구조를 유형별로 나눠 건전성 지표 이면의 구조와 리스크를 집중 분석한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현대해상화재보험이 본업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이익잉여금 확대에 힘입어 자본건전성을 개선했다. 이익을 늘리기보다 자산·부채관리(ALM)를 통해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을 줄이는 방식으로 건전성을 끌어올리면서 자본구조 개선 효과를 누렸다는 분석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의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은 2025년 말 190.1%로 전년(157.0%) 대비 33.1%포인트 상승했다. 기본자본비율도 65.9%로 1년 전보다 8.4%포인트 개선됐다.
같은 기간 기본자본은 4조8376억원으로 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외형적인 자본 확충보다 구조 개선에 초점이 맞춰진 흐름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본업과 건전성 간 괴리다. 2025년 보험손익은 3961억원으로 전년(1조431억원) 대비 62% 급감했다. 장기보험 손익 악화와 예실차 손실 확대가 겹치며 수익성 지표는 크게 흔들렸다.
통상 보험손익 감소는 이익잉여금 축적 둔화로 이어져 자본 여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현대해상은 건전성 지표를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해상의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8조1607억원으로 전년(7조704억원) 대비 15% 늘었다. 이는 실적 개선보다는 과거 이익 누적 효과와 연결 순이익(1조198억원) 반영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기본자본 항목에는 이익잉여금·기타포괄손익누계액·조정준비금 및 스텝업(step-up) 조건이 붙지 않는 신종자본증권 등이 포함된다.
자본건전성 개선의 핵심은 분모인 요구자본 축소다. 2025년 말 요구자본은 7조3408억원으로 전년(7조9000억원) 대비 7% 감소했다. 가용자본 확대보다 요구자본을 줄여 킥스비율을 끌어올린 구조다.
요구자본 감소는 금리위험 축소와 직결된다. 금리위험액은 2025년 말 3228억원으로 전년(1조4993억원) 대비 78% 급감했다. 금리위험액은 요구자본을 구성하는 시장위험액의 하위 위험 항목이자, 보험사의 자본 건전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결국 시장위험 내 핵심 항목인 금리위험을 효과적으로 낮춘 셈이다.
이는 ALM 전략이 주효했던 결과로 분석된다. 현대해상의 듀레이션 갭(자산·부채 만기 불일치)은 2024년 말 마이너스(-) 2.55년에서 2025년 말 -0.7년으로 크게 개선됐다. 자산과 부채 만기 구조를 맞추면서 금리 변동에 따른 순자산 민감도를 낮춘 것이다. 결국 현대해상은 자본을 크게 늘리지 않고 리스크 자체를 줄여 건전성을 개선한 모형을 구축한 셈이다.
다만 기타포괄손익(OCI) 적자가 확대되고 있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남는다. 2025년 OCI는 -3조934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커졌다.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FVOCI) 채무증권 평가손익이 2024년 1236억원에서 2025년 -1조703억원으로 적자 전환된 영향이다.
이는 금리 상승기에 기존 채권 가치가 하락하면서 발생하는 구조적 손실로, 향후 금리 환경에 따라 자본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요구자본 축소를 위해 자산 부문에서 장기 채권 현물 및 선도 매입을 진행했고, 부채의 경우 신계약 포트폴리오 구성 변경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며 "올해도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자본관리 전략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기본자본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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