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지난 6년 동안 멈춰 있던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디스플레이시티 2산업단지 공사 재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관련 견적 요청이 이뤄졌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 기대감이 커지면서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부적으로 본격적인 케파(CAPA) 확대를 위한 투자 검토를 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도 기존 폴드 모델 라인업을 확장한 '폴드 와이드(가칭)' 모델 등 폼팩터를 다양화하고 있어 고객사의 공급망 변화에 따른 움직임으로 예측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삼성E&A는 최근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아산디스플레이시티 2단지 공장과 관련된 설비 및 유틸리티 견적을 요청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물산과 삼성E&A에 견적을 제출했다"며 "자세한 프로젝트명은 알 수 없지만 아산 디스플레이시티 2단지에 새롭게 공장을 올린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입찰을 진행 중이라고 들었는데 결과는 아직 전해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아산 현장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의 신규 투자와 관련된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빠르면 올해 연말이나 내년 1월 공사에 착수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과거에도 공사 검토를 위한 프로젝트팀이 온 적이 있는데 올해도 몇달 전 공사 현장을 둘러보는 프로젝트팀이 파견됐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공사와 관련된 협력사 관리자들도 미리 와 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 탕정에 디스플레이시티 1단지와 2단지 부지를 보유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시티 1단지에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1·2캠퍼스가 자리하고 있으며, 회사의 주요 패널 생산라인이 집적돼 있다. 과거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라인 대부분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전환하면서 스마트폰용 중소형 플렉시블 OLED는 물론 대형 패널인 퀀텀닷 OLED(QD-OLED)도 생산하고 있다. 올해 양산에 돌입하는 8.6세대 IT OLED 라인(A6) 역시 이곳에 위치한다.
반면 디스플레이시티 2단지는 장기간 개발이 중단된 상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04년부터 디스플레이시티 2단지 개발 계획을 추진했으며, 본격적인 공사에 나선 것은 2017년이다. 당시 삼성 프로젝트 'S1'으로 불렸던 해당 사업은 모바일 OLED와 QD-OLED 생산기지 구축을 목적으로 추진됐다. 공사는 삼성E&A가 맡았다.
그러나 2020년 공사는 사실상 중단됐다. 당시 OLED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LCD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투자 우선순위가 조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재 현장에는 일부 골조만 남아 있는 상태다.
이후 수년 동안 업계에서는 디스플레이시티 2단지 공사 재개설이 반복적으로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투자를 재개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가 무산되는 일이 여러 차례 반복됐다는 전언이다. 앞선 현장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공사를 중단한 이후에도 몇 년 단위로 공사 재개 이야기가 계속 나왔다"며 "다만 올해 들어서는 관련 이야기가 예년보다 더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해당 부지를 P5 이후 건설할 반도체 생산공장 후보지 가운데 하나로 검토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최종적으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전언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해당 부지를 함께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다가 결국 삼성디스플레이만 사용하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들었다"며 "골조는 이미 지어진 상태인 만큼 현재 기준에서도 활용이 가능한지 구조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폴더블폰 시장 확대와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특히 애플의 폴더블 아이폰은 아이폰 역사상 가장 큰 수준의 변화가 될 전망이다. 아이폰4, 아이폰6, 아이폰X도 중요한 변화였지만, 폴더블 아이폰은 기존 아이폰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제품이다. 폴더블 아이폰은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 시리즈처럼 책처럼 펼치는 방식이 유력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분기부터 해당 패널 양산에 들어가며 초기 출하량은 약 300만대로 독점 공급한다. 시장 반응을 확인한 뒤 생산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려는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애플 폴더블폰이 흥행하면 하반기 부지 공사 및 증설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내년부터 공사에 들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시장 분석 기관 IDC는 지난해 전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이 2060만대를 기록해 전년 대비 10% 늘었으며, 올해는 삼성전자와 함께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의 출시 효과로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일반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률이 2029년까지 1% 미만에 그칠 것에 반해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은 같은 기간 연평균 1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물산은 디스플레이시티 2단지 공사 추진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공사 관련 발주를 낸 사실도 없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측 역시 "삼성디스플레이 공장 관련 입찰에 참여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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