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우리은행의 글로벌 사업이 인도네시아법인 충당금 부담에 발목이 잡혔다. 핵심 해외 거점인 우리소다라은행의 대규모 손실이 전체 해외법인 실적을 끌어내리면서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한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일회성 비용 성격이 강한 만큼 시장에서는 2분기 이후 반등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해 1분기 해외법인에서 630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1분기 해외법인 실적이 적자로 돌아선 것은 관련 실적 집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분기의 경우 우리은행은 해외법인에서 약 665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한 바 있다.
이번 적자 행보는 인도네시아법인 우리소다라은행의 실적 악화가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잠재적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하면서다. 1분기 우리소다라은행이 쌓은 충당금은 약 1380억원으로 우리금융 전체 대손비용의 약 20%를 차지했다. 이로 인해 우리소다라은행은 1분기 969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사실상 우리소다라은행 관련 충당금 부담이 해외법인 전체 적자를 대부분 설명한 셈이다.
우리은행은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확장 전략을 추진해 왔으며, 우리소다라은행은 핵심 해외 거점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우리소다라은행은 지난해 연간 실적 역시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발생한 1000억원대 신용장 사기 거래 관련 금융사고로 인해 충당금을 대거 적립해야 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이와 관련해 약 989억원 규모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우리소다라은행을 제외한 일부 신흥국 법인 실적도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캄보디아, 브라질 등 일부 법인의 실적 저하 영향 때문이다. 지난해 1분기 16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캄보디아우리은행은 올해 1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캄보디아 현지 경기둔화 여파로 인한 부실 확대가 악재로 작용했다.
브라질·러시아·필리핀 법인 역시 부진 흐름을 이어갔다. 브라질우리은행은 올해 1분기 1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 러시아우리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2% 감소했다. 우리웰스뱅크필리핀은 손실 규모가 축소됐지만 여전히 적자 흐름이 이어졌다.
반면 베트남을 비롯한 주요 법인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유지했다. 베트남우리은행과 우리아메리카은행은 올해 1분기 각각 159억원, 106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을 소폭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홍콩우리투자은행은 27.1% 증가한 4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중국우리은행과 우리파이낸스미얀마 역시 전년 대비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기록했다.
법인 부문에서 적자가 발생했지만 해외지점 실적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우리은행의 1분기 해외지점 순이익 규모는 약 33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가 나타났지만 다른 시중은행과 비교했을 때 비슷한 실적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적 악화가 일회성 요인에 기반한 만큼 2분기부터 다시 반등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우리소다라은행의 리스크 관리 강화에 따라 충당금 환입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앞서 지난 4월 리스크 담당 임원을 새롭게 선임해 관리 강화에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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