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임초롱 기자]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법인 KB뱅크(옛 부코핀은행)가 현지 금융인 출신 쿠나르디 다르마 리에 행장 체제에서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 대규모 부실 정리와 전산 투자 중심의 체질 개선 작업을 마친 뒤 현지 영업 강화에 무게를 옮기면서, 올해는 K-IFRS(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기준 연간 흑자전환 달성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쿠나르디 행장은 지난 28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 은행인 DBS은행 인도네시아법인에서 기업금융 담당 부행장을 지냈던 그는 20년 이상 글로벌 금융 경력을 보유한 현지 금융 전문가다. 쿠나르디 행장은 DBS은행 이전에도 도이치은행과 씨티은행 등을 거치며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와 네트워크를 쌓아왔다.
현지 금융권에서는 쿠나르디 행장 선임을 두고 기업금융 중심의 영업 확대와 현지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전략적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계 경영진 중심의 구조조정 단계에서 벗어나 현지 시장 밀착형 영업 체제로 전환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쿠나르디 행장 취임 이후 KB뱅크의 손실 규모는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K-IFRS 기준 KB뱅크의 지난해 순손실은 약 1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고, 올해 1분기 순손실은 23억원까지 줄었다. 지난해 1분기 53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던 점과 비교하면 적자폭이 크게 축소된 셈이다.
다만 실적 개선에는 과거 부실자산 정리 효과도 일부 반영됐다는 평가다. KB뱅크는 코로나19 시기 부실자산 부담이 급증하자 2022년 대규모 빅배스를 단행하며 8021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 부실자산 정리 작업이 이어지면서 손실 규모는 점진적으로 축소돼 왔다.
현지인 행장이 선임됐다고 해서 KB뱅크 내 인력구조가 크게 재편된 것은 아니다. 애초 KB뱅크가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에서 배드뱅크 형태로 출범했던 부코핀은행을 인수한 구조인 만큼 현지 인력 비중이 높았기 때문이다. 이우열 전 행장 시절에는 부실자산 정리와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 등 체질 개선 작업에 집중했다면, 쿠나르디 행장 체제에서는 현지 영업 확대와 수익성 개선에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부실채권 및 차세대전산 개발 등이 주요 이슈였기 때문에 이우열 전 행장이 선임됐었다"며 "지금은 현지 영업력 강화를 중점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쿠나르디 행장이 지난해 선임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나르디 행장은 취임과 함께 ▲사업 안정화 및 지속 가능한 수익기반 구축 ▲비용 및 리스크 관리 강화 ▲거버넌스 및 내부 통제 체계 고도화 ▲팀워크 및 시너지 창출 ▲정부 및 투자자와의 관계 강화와 브랜드 신뢰 제고 등을 핵심전략으로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KB뱅크는 현지 기업여신 중심의 영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1분기 KB뱅크의 대출잔액은 3조6711억원(43조1900억루피아)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1%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정상여신은 2조8917억원(34조200억루피아)으로 4.76% 늘었다.
총예금 3조5292억원 가운데 저원가성 예금은 1조1126억원으로 5.74% 증가했다. 저원가성 예금 비중 확대와 정상여신 성장 영향으로 조달 비용 부담이 낮아지면서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NIM(순이자마진)도 지난해 1분기 1.09%에서 올해 1분기 2.09%로 상승했다.
인도네시아 회계기준(IFAS) 기준으로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과 충당금 적립 전 이익(PPOP)이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K-IFRS 기준으로는 아직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KB뱅크는 올해 연간 기준 흑자전환 달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에서 경영권을 인수한 2020년 이후 KB뱅크는 줄곧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왔다. 특히 코로나19와 맞물린 부실 확대, 대손충당금 부담, 전산 투자 비용 등이 실적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부실자산 정리 효과와 영업 정상화가 맞물리며 수익 구조가 점차 안정화되는 모습이다.
KB뱅크는 수많은 섬으로 구성된 인도네시아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구축한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기반으로 현지 영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대출 성장률 목표는 10~11% 수준으로 설정했으며 중견·대기업과 SME(중소기업) 중심으로 여신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KB뱅크 인수 이후 지속적인 부실자산 감축과 정상여신 확대, 저원가성 예금 중심의 조달 구조 개선 노력이 이어져 왔다"며 "올해는 우량여신 중심 성장과 건전성 관리를 병행하면서 K-IFRS 기준 연간 흑자전환 기반 마련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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