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우진, 이소영 기자]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한국투자증권 임원진에 약 500억원 규모의 성과 보상을 지급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최초로 순이익 2조원을 달성한 성과에 대한 보상 차원이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김남구 회장은 한국투자증권 임원진을 대상으로 약 500억원 규모의 성과급 재원을 배정했는데 구체적인 지급 규모는 직급과 기여도에 따라 차등 배분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실적 개선을 이끈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가장 많은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김 사장의 수령액이 약 2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부 관계자는 "김성환 사장이 가장 큰 규모의 성과 보상을 받을 것"이라며 "사장의 수령 비율은 약 40%"라고 설명했다.
이번 성과 보상의 배경에는 한국투자증권의 사상 최대 실적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2조3427억원, 당기순이익 2조135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대비 82.5%, 79.9% 증가한 규모다. 증권사가 연간 순이익 2조원을 넘어선 것은 업계 최초다.
시장에서도 김성환 사장의 경영 성과가 실적 개선을 이끈 주요 요인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 사장은 2024년 대표이사 사장 취임 이후 수익성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집중해 왔다.
대표적으로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 지정이 꼽힌다. 조직개편 과정에서 IMA 관련 조직을 전면에 배치하며 사업 준비에 공을 들인 결과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IMA 사업자 지위를 확보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발행어음 사업에 더해 IMA까지 갖추면서 자금 조달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자산관리(WM) 부문 성장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김 사장이 과거 개인고객그룹장을 역임했던 노하우를 살려 리테일 조직을 강화한 결과다. 김 사장은 개인고객그룹 산하 조직을 재편하고 연금RM부를 신설하는 등 리테일·WM 사업 강화에 나섰다. 그 결과 개인 고객 금융상품 잔고는 5월 현재 10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2022년 41조2000억원이었던 잔고는 ▲2023년 53조4000억원 ▲2024년 67조7000억원 ▲2025년 85조700억원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해왔다. 상대적으로 약점으로 평가받던 리테일 부문의 외형을 빠르게 키웠다는 평가다.
조직 운영 측면에서는 과감한 세대교체도 단행했다. 지난해 실적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음에도 올해 초 정기 임원 인사에서 전체 임원의 절반에 가까운 인원을 승진 또는 신규 선임했다. 안정을 선택하지 않고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은 셈이다. 성과 중심의 인사 기조를 강화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조직문화 혁신을 동시에 추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성환 사장은 김남구 회장의 최측근 경영진으로도 꼽힌다. 두 사람 모두 고려대학교 출신으로, 김 사장은 동원증권 시절부터 다양한 사업 부문에서 성과를 내며 김 회장의 신임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이 신뢰하는 인물에게 장기간 핵심 역할을 맡기는 경영 스타일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번 성과급 역시 실적과 신뢰가 함께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김성환 사장은 위아래로 신망이 높은데 최근 실적이 매분기 사상최고치로 향하고 있어 김남구 회장도 만족스러워 하고 있다"며 "올해 이익전망은 3조원을 넘어설 것이고 내년은 5조원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인센티브도 최근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처럼 크게 기대할 만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영업이익 9599억원, 당기순이익 784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5%, 75% 증가한 규모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최근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자본시장 활성화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만큼 지난해를 뛰어넘는 실적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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