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변한석 기자] SK브로드밴드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 성장에 힘입어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하면서 AI 인프라 전문 기업으로 체질 전환에 나서고 있다. 다만 침체된 유료방송 분야는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유료방송 업계에서는 AI 신사업 확대가 본업인 방송사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올해 1분기 초고속 인터넷 성장 등에 힘입어 매출 1조1498억 원과 영업이익 116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 21.4% 증가한 수치다. 회사는 특히 작년에 인수한 판교 AI 데이터센터 매출의 실적 반영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1000억원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SK브로드밴드는 특히 SK텔레콤 자회사 완전 편입 이후 그룹 AI 전략과의 연계가 강화되면서 AI 인프라 사업자로서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회사는 SK그룹이 2029년 완공 목표로 추진 중인 울산 AI 데이터센터의 구축·운영을 담당할 예정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회사는 AI를 데이터센터·네트워크 등 인프라 사업의 기회의 장으로 보고 있다"며 "통신사업자로서 보유한 네트워크 역량을 활용해 AI 인프라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회사는 올해 키워드로 AI·디지털 혁신을 꼽았다. 핵심 서비스와 고객 접점에 AI를 접목해 업무 방식과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리고 기존 통신 비즈니스의 한계를 넘어설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김성수 SK브로드밴드 사장은 지난 1월 발표한 신년사에서 "고객 신뢰 강화와 AI·DT 혁신이 2026년 핵심 경영 과제"라며 "투자자본수익률(ROIC) 기준의 질적 성장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SK브로드밴드의 본업인 방송 산업의 성장세는 정체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회사의 올해 1분기 호실적은 초고속인터넷 성장, B2B 고객 수주 증가 등이 견인했다. 방송 부문의 수익성은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IPTV 사업도 정체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회사의 1분기 IPTV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줄어든 4719억원을 기록했다.
다른 유료방송사도 여전히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LG헬로비전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28.4% 하락한 51억원을 기록했다. 사업 부문별 매출 중 방송은 12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김영준 LG헬로비전 상무는 "유료방송 시장 침체와 지역기반사업의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영업이익이 하락했다"며 "수익성 개선과 내실 중심의 운영을 최우선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SK브로드밴드가 새로운 먹거리로 AI 데이터 센터를 선점한 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에 따라 방송 산업이 더욱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SO관계자는 "방송사업매출이 구조적으로 위축되는 상황에서 AI·DX·AX 기반 신사업은 유료방송이 수익 기반을 넓히고 미래 투자 여력을 확보하는 중요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회사의 AI 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가 장기적으로 방송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해석도 공존한다. SO관계자는 이어 "신사업을 통해 마련된 재원은 콘텐츠 경쟁력 강화와 지역채널 고도화, 방송 플랫폼 혁신으로 다시 연결될 수 있다"며 "결국은 단순한 사업 다각화를 넘어 유료방송 본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선순환 투자 구조를 만드는 과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료방송 업계는 케이블방송 회생 방법으로 정부의 정책적 대안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케이블TV 전체 영업이익은 2017년 3486억원에서 꾸준히 하락해 2024년 95.8% 감소한 14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하락 원인으로 OTT의 등장과 높은 방송통신발전기금 등이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료방송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지역방송발전지원특별법 개정과 방송통신발전기금 감면으로 손실을 매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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