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코스닥 상장사 '이에이트(E8)'가 디지털 트윈 기업 이미지를 넘어 산업 현장과 인공지능(AI)을 연결하는 '피지컬 AI 인프라 기업'으로의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기아 등 대기업 레퍼런스를 확보한 데 이어 스마트시티·에너지 분야 국책과제 참여를 확대하면서, AI 시대 핵심 인프라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에이트는 최근 기업 정체성 재정립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이에이트를 디지털 트윈(가상세계 동일화 기술) 전문 기업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현실 산업과 AI를 연결하는 인프라 기업으로 사업 영역과 역할을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생성형 AI 경쟁이 모델 개발 중심에서 산업 현장 적용과 운영 효율화 경쟁으로 확대되면서 관련 인프라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AI가 실제 공장이나 도시, 건물과 같은 물리적 공간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AI 모델 자체뿐 아니라 현실 데이터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반 체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현실 산업에는 공간, 설비, 센서, 운영 데이터, 에너지 사용량, 환경 변화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다. 이 때문에 AI가 산업 현장의 맥락을 이해하고 의사결정에 활용하려면 데이터를 구조화하고 관계를 정립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이트는 내부 데이터 간 관계와 맥락을 구조화하는 '온톨로지(Ontology)' 기반 플랫폼 기술을 제공해 기업의 의사결정을 단축하고 최적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온톨로지는 설비와 공정, 운영 데이터 간 관계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AI가 산업 현장의 구조와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특히 산업공간 재현(디지털 트윈)–예측·검증(시뮬레이션)–이해·판단(플랫폼)–운영(시스템 체계)으로 이어지는 사업 구조를 구축해 현실 산업과 운영 AI를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이트 관계자는 "예를 들어 공장에서는 설비 위치, 작동 상태, 온도, 압력, 생산 흐름이 모두 연결돼 있는데, 이런 복잡한 현실 데이터를 AI가 바로 이해하기는 어렵다"며 "현실 데이터를 정리하고 연결한 뒤 가상 환경에서 검증하고 실제 운영 판단으로 이어주는 인프라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업 모델은 미국 빅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팔란티어는 방대한 데이터를 통합·분석해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제공하며 AI 수혜주로 부상해 최근 수년간 기업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500조원 안팎에 달한다. AI 플랫폼이 기업 운영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으면서 관련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이에이트의 사업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삼성전자와 디지털 트윈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현대차·기아와 온톨로지 구축 계약을 맺었다. 계약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국내 대표 제조기업들이 기술력을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향후 추가 수주와 사업 확장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이에이트 관계자는 "당사의 디지털 트윈 및 온톨로지 기술이 제조와 대형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특히 제조 현장은 복잡한 설비와 공정, 운영 데이터가 얽혀 있어 디지털 트윈과 시뮬레이션, 데이터 구조화 기술의 필요성이 높은 영역"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현대차·기아 프로젝트가 초기 단계 사업인 만큼 향후 운영 효율화 성과가 입증될 경우 추가 사업 기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에이트가 공을 들이고 있는 세종 스마트시티 사업은 최근 디지털 트윈 구축 프로젝트가 재개됐으며, 부산 스마트시티 사업은 올해 3분기 중 디지털 트윈 구축 관련 수주가 예상된다. 여기에 110억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탄소관리 프로젝트를 포함해 총 500억원 규모의 국책과제에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이트 관계자는 "회사의 디지털 트윈 및 운영 최적화 기술이 기존 제조·도시를 넘어 AI 인프라 에너지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국책과제 참여로 기술개발 고도화 시간을 단축하고 운영비용을 절감해 재무구조 역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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