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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공매도 정책…일관성 유지가 필수
노우진 기자
2026.06.03 07:40:16
④ 시장 안정·개미 보호에만 중점…정치적 이용 오해되고 반복된 금지는 신뢰 훼손
이 기사는 2026년 06월 02일 11시 4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은 한국 자본시장이 넘어야 할 또 하나의 관문이다. 이제 완전히 다른 시장 환경이 기다린다. 최대 300억달러 규모의 장기 자금이 유입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대표 기업들이 세계 투자자들의 기본 포트폴리오에 자연스럽게 편입되는 구조가 열린다. 한국은 그동안 숙제를 하나씩 풀어왔다. 1인당 국민소득과 시장 규모는 이미 기준을 충족했고, 올해는 외환시장 거래시간 연장, 역외 원화결제 인프라 구축,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개선 등 해외 투자자들이 꾸준히 지적해온 숙제들을 하나씩 풀어냈다. 6월 한국이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 지정을 향해 어디까지 준비를 마쳤는지, 남은 과제는 무엇인지 분야별로 짚어본다.

[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정치 상황에 따라 급변하는 공매도 정책의 제도 개선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우선 과제로 꼽힌다. 이재명 정부가 로드맵에 공매도 관련 내용을 담으며 규제 합리화에 나섰지만, 시장 안팎에서는 단순 시스템 개편 이상으로 일관된 정책 방향성을 꾸준히 유지하는 모습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훨씬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매도 전면 금지 등을 겪으면서 훼손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실제 규제 환경이 급변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은 MSCI 지수 편입을 위한 시장 환경 평가에도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된다. MSCI는 2024년 대한민국을 신흥국(EM) 지수로 분류하면서 공매도 항목을 '-(미흡)'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이와 관련해서도 "한국은 2023년 11월 전면적인 공매도 금지 조치를 시행했다"며 "이는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 규칙의 급격한 변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MSCI는 공매도가 재개된 2025년에는 해당 항목을 '+(보통)'으로 상향했지만 "갑작스러운 규제 변화의 위험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향후 시장 안정성과 규제의 일관성을 평가하기 위해 지속해서 상황을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당시에도 선진국 지수 관찰국 지정에는 실패했다.


(그래픽=김수진 기자)

이러한 배경에서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서는 시장 의구심을 해소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빈기범 명지대 교수는 "과거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취했을 때 업계에서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큰 악재가 될 거라는 예상이 나왔다"며 "현재는 공매도를 재개했지만, 시장의 우려를 어떻게 해소하는 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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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현행 제도상 시장 의구심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는 금융당국이 자본시장법에 근거해 강력한 재량권을 쥐고 있다. 증권시장의 안정성과 공정한 가격 형성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단서 조항이 달려있기는 하지만, 의결을 통해 공매도를 금지하거나 허용할 수 있는 구조다. 실제 2023년 공매도 전면 금지 당시에도 거시경제적 외풍보다는 글로벌 증권사의 관행적인 불법 무차입 공매도 적발을 계기로 전격적인 조치가 취해진 바 있다.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법제화가 거론된다. 가령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금융위원회 단독 의결이 아니라 추가적인 법적 절차를 마련한다면 제도의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성적 판단 기준만이 아니라 보다 명확한 기준을 추가하면 신뢰도 제고로 이어진다. 실제 미국은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제도인 '업틱룰'을 활용해 기계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법적 권한은 갖고 있지만 공매도 전면 금지의 부작용을 의식해 재량적 개입은 지양하는 모습이다.


다만 반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국내 공매도 제도는 시장 안정성과 개인 투자자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시장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무차입 공매도를 막고, 기관의 공매도로 인해 주가 급락 시 일반 주주들이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방지하려는 목적이다.


미국 등 선진 금융시장과 동일하게 공매도 규제를 완화한다면 개인 투자자들이 영향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양준석 가톨릭대 교수는 "선진 금융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위험성과 변동성을 감수해야 하고, 현행 제도 그대로 규제를 계속한다면 그만큼 시장이 성장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안정성과 성장성 중 무엇을 선택하고 포기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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