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울 기자] 차기 여신금융협회장 선출이 금융지주·카드·정책 출신 간 3파전으로 압축됐다. 카드·캐피탈 업권의 조달 부담 확대와 수익성 둔화, 디지털 전환 등 복합 과제가 겹친 가운데 차기 협회장의 위기 대응 역량에 관심이 쏠린다.
여신금융협회는 27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 1차 회의를 열고 차기 협회장 면접후보군(숏리스트) 3인을 확정했다. 숏리스트에는 박경훈 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와 이동철 전 KB금융지주 부회장, 윤창환 여신금융산업 3.0 AI·AX 전략센터장이 이름을 올렸다. 최종 후보는 내달 4일 2차 회추위에서 면접과 투표를 거쳐 결정되고, 이후 16일 찬반 투표를 통해 차기 회장이 최종 선출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후보군이 각각 전략·재무, 카드업, 정책·AI 분야를 대표하는 인물들로 구성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여전업권이 조달비용 상승과 가맹점 수수료 개편, 건전성 관리, 디지털 전환 등 복합 과제에 직면한 만큼 후보별 전문성과 현안 대응 역량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박경훈 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는 현대종합상사와 우리은행 등을 거친 금융권 인사다. 우리은행 전략기획팀 차장과 자금부 부장·기업영업본부 본부장·글로벌그룹 상무 등을 지냈고, 우리금융지주에서는 CFO와 재무부문 부사장을 역임했다. 우리은행 민영화와 우리금융지주 전환 과정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자동차금융 중심이던 우리금융캐피탈의 사업 구조를 기업금융 중심으로 다변화시킨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금리 인상기와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기업금융 자산 확대를 통해 실적 방어에 성공하며 우리금융캐피탈을 그룹 내 핵심 비은행 계열사로 성장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박 전 대표가 전략·재무·기업금융 경험을 두루 갖춘 만큼 최근 조달비용 상승과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진 여전업권 대응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시장성 조달 의존도가 높은 캐피탈업권 특성상 금리와 유동성 관리 경험이 강점으로 거론된다.
A캐피탈 관계자는 "최근 여전채 금리 변동성과 조달 부담 이슈가 큰 상황이라 재무와 자금시장 이해도가 높은 인사라는 점은 장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카드수수료 체계와 결제 인프라 등 카드업계 현안에 대한 직접 경험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시각도 있다. B카드사 관계자는 "캐피탈과 기업금융 분야 경험은 강점이지만 현재 협회 주요 현안 상당수가 카드업계 중심이라는 점은 변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와 함께 이동철 전 KB금융지주 부회장 역시 금융지주 출신 전략통으로 꼽힌다. 두 후보 모두 금융지주 내 전략·재무 분야를 거치며 비은행 부문 성장을 이끌었던 경험이 강점으로 거론된다.
이 전 부회장은 1990년 KB국민은행에 입행한 뒤 KB생명보험 경영기획본부 부사장, KB금융지주 전략총괄 부사장(CSO)과 KB국민카드 대표, KB금융지주 부회장 등을 지낸 대표적인 'KB맨'이다. 주택은행 합병과 현대증권 인수, 인도네시아 BII은행 인수 등 KB금융 주요 인수합병 과정에 참여했다.
특히 이 전 부회장은 KB국민카드 대표 재임 시절 해외사업 확대와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캄보디아 현지 자회사인 KB대한 특수은행을 성장시켰고, 태국과 라오스 등으로 해외법인도 확대했다. KB국민카드는 이 전 부회장이 대표를 맡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순이익 규모가 40% 넘게 증가하며 그룹 내 핵심 비은행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업계에서는 이 전 부회장이 카드와 보험, 글로벌 사업을 두루 경험한 만큼 여전업권의 사업 다변화와 해외 진출 확대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카드업계 현안 이해도가 높고 디지털·글로벌 전략 경험도 풍부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거론된다.
C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업을 직접 경험한 데다 금융지주 전략 업무까지 맡아 업권 전반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카드업 중심 커리어가 강했던 만큼 협회 차원에서 캐피탈업권과의 균형 있는 현안 조율 능력도 중요하게 평가될 것이란 예측도 점쳐진다.
반면 윤창환 여신금융산업 3.0 AI·AX 전략센터장은 금융권 출신인 앞선 후보들과 달리 정책·정치권 경력을 바탕으로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윤 센터장은 국회의장 정책수석을 지낸 정책 분야 인사로 제21대 대선에서는 이재명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AI정책 특보단장을 맡으며 AI 정책 분야에서 활동했다.
윤 센터장은 최근 금융권 화두로 떠오른 AI와 디지털 전환 분야 전문성을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정책 경험과 AI 분야 활동을 동시에 갖춘 만큼 디지털 경쟁력 강화와 규제 대응 측면에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여전업권에서도 생성형 AI와 AX 전환이 핵심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관련 정책 대응 역량이 주목받고 있다.
다만 카드·캐피탈업 실무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D캐피탈사 관계자는 "정책과 AI 분야 전문성은 강점이지만 여전업 특유의 조달 구조나 영업 환경에 대한 현장 경험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의 선임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금융지주와 캐피탈업권 경험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 때문이다. 윤창환 센터장 역시 정책·정치권 네트워크와 생산적 포용금융 관련 활동 이력, 호남권 인맥 등을 바탕으로 최종 후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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