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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미건설, '벌떼입찰' 논란 자회사 정리 속도
김정은 기자
2024.11.14 06:30:33
최근 2년 간 소규모 건설자회사 10곳 흡수·합병…공공택지 입찰 동원 지적받아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3일 15시 4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남 도곡동에 위치한 우미건설 본사 사옥 '린스퀘어'. (제공=우미건설)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우미건설이 지난해 4곳의 건설·시행 관련 자회사를 흡수‧합병한 데 이어 올해도 자회사 추가 정리를 검토하고 있다.


자회사 정리는 '벌떼입찰' 논란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우미건설은 최근 몇 년간 공공택지 입찰에서 낙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계열사를 늘려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 2년 간 10개 건설사 정리…"경영효율성 제고"


13일 업계에 따르면 우미건설은 지난해 우산건설, 선우산업, 더블유엠건설, 중림건설 등 4곳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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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미건설은 광주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중견건설사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27위에 오르며 최근 5년간 30위권 안에 들었다. 자체 아파트 브랜드로는 '우미 린(Lynn)'을 두고 있다.


우미건설은 지난 2022년 우미그룹 지배구조 개편 당시 우미개발의 인적분할을 거쳐 뗴어 낸 사업부문을 인수했다. 당시 우미건설은 12곳의 건설사를 넘겨 받았고, 6곳은 흡수‧합병으로 정리했다. 다안건설은 우미글로벌에, 동우개발과 산해건설은 선우산업에 각각 흡수됐다. 또 명가산업개발은 우미개발에, 화이진자산개발은 영송건설에 합병됐다. 


우미건설은 자회사 정리 배경을 경영 효율성 제고와 지배구조 단순화라고 설명했다. 최근 2년 간 정리된 자회사들은 대부분 소규모 건설사다.


◆ 정부 '벌떼입찰' 규제 강화에 자회사 정리


우미건설의 자회사 정리 행보는 정부의 규제가 강화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정부는 '벌떼입찰' 행위를 한 건설사들을 겨냥한 고강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벌떼입찰은 한 건설사 당 하나의 입찰권만 행사한다는 원칙을 피해서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위장 계열사를 입찰에 대거 참여시키는 방식이다.


우미건설은 지난해 기준 우미토건, 심우건설 등 12곳의 자회사를 포함해 40여개 계열사를 가지고 있었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은 소규모 형태의 건설사로, 공공택지 입찰에 참여했었다. 이들이 시행사 역할을 맡아 사업을 따내면, 모기업인 우미건설에 시공을 넘겨주거나 공동 시공하는 방식이었다.


실제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동주택용지 블록별 입찰 참여현황'에서 우미건설은 2019년 7월부터 2021년 3월까지 LH가 공급한 총 83개 공공택지 중 11개를 따냈으며, 이 과정에서 22개 자회사를 총 958회 입찰에 동원했다. 올해에도 1월과 9월 등 두 차례에 걸쳐 각각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으로부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우미건설 자회사 건설사 현황. (그래픽=딜사이트 이동훈기자)

우미건설은 '벌떼입찰' 지적을 의식해 지배구조 개편 이후 자회사를 처분해 나가는 모양새다. 최근 2년 간 정리된 건설사들도 공공택지 입찰에 참여한 뒤 이후 꾸준한 사업을 영위하지 않고 있었던 '페이퍼컴퍼니'로 보인다.


지난해 정리된 우산건설과 선우산업 등 자회사 2곳의 경우도 벌떼입찰을 위해 동원된 전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산건설은 LH로부터 ▲동탄 지식산업센터 '우미뉴브' ▲군산 신역세권 '우미린 센텀오션' 등 사업을 따낸 뒤 시공은 우미건설로 넘겨줬다. 두 사업장은 지난해와 올해 준공을 마쳤다. 동탄 지식산업센터 부지는 LH가 관리하는 도시지원시설용지였다. 군산 신역세권 우미린 센텀오션도 LH로부터 입찰받은 공공택지다.


선우산업은 지난 2010년 LH로부터 김포 한강신도시 공공택지를 입찰한 뒤, 우미건설과 공동시공을 맡았다. 이후 최근 10년이 넘도록 사업을 진행하지 않았다.


이들 자회사는 LH 입찰에 동원된다는 지적이 이어진데다 이제는 입찰자격 마저 상실해 정리대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 우산건설, 선우산업 2곳은 최근 몇 년간 주택건설 실적이 없어 LH 입찰 참여 자격을 충족하지 못한다. LH는 2016년부터 공공택지 입찰을 '최근 3년간 300가구 이상 주택건설 실적'이 있는 건설사만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더블유엠건설과 중림건설의 경우에는 벌떼입찰 논란과는 무관하지만,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두 기업은 차입처 기능을 했던 자회사다. 최근 10년 간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 않았으며, 계열사에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해왔다. 더블유엠건설은 지난해 자산유동화 목적 특수목적기업(SPC)인 디비아폴로제이십오차로부터 빌린 128억원을 모두 갚았다. 중림건설도 지난해 기준 차입금이 223억원 정도로, 동부생명보험과 디비아폴로제이십오차로부터 토지대금 명목으로 빌렸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자회사로 산재돼 있던 건설사들을 정리, 통합했다"며 "올해도 일부 자회사 조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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