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빅배스를 단행한 코오롱글로벌이 올해 이사회 진용을 전격 재편하며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신임 대표이사와 재무, 금융 전문가들이 이사회에 새롭게 합류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를 끊어내고 올해를 실적 턴어라운드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인물과 직책 변화에 담긴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오는 31일 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올해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5명 등 총 9명 가운데 총 5명이 새롭게 선임된다.
◆ 이수진 첫 여성 CFO 선임…재무·리스크 통제력↑
이수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코오롱글로벌 사내이사단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로 꼽힌다. 신규 선임된 이수진 CFO는 코오롱글로벌의 첫 여성 CFO이자 사내이사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 CFO는 1979년생으로, 공인회계사(CPA) 자격을 보유한 재무 전문가다. 코오롱 경영관리실 상무와 실장을 거쳤고, 그룹 내에서 다양한 직책을 겸직 중이다. 현재 이 CFO는 코오롱인베스트먼트 기타비상무이사, 코오롱 사내이사, 코오롱스페이스웍스 감사위원 등을 겸직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23년부터 지주사 격인 코오롱에서 경영관리실장(전무)을 맡은 점은 그룹 내 '재무통'이 코오롱글로벌의 재무역량 강화에 투입된 모습으로 읽힌다.
특히 이 CFO는 빅배스 이후 훼손된 수익성을 회복하고 촘촘한 현금흐름 관리를 책임질 적임자로 낙점된 것으로 풀이된다. 코오롱글로벌의 부채비율은 부동산 PF 손실을 털어내면서 지난해말 327.5%로 전년말보다 28.9%(포인트) 개선된 반면 당기순손실 1949억원을 기록해 수익성 지표가 적자전환했다. 건설 사업 부진과 PF 부실을 대손상각비로 인식한 점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해말 코오롱그룹의 대대적인 지분구조 개편으로 코오롱글로벌이 코오롱엘에스아이와 엠오디를 흡수합병했다. 이에 올해부터 코오롱글로벌에 레저·골프 사업을 편입돼 손익구조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그런 만큼 CFO 재무적 역량이 코오롱글로벌의 사업구조의 효율성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기원 공사지원본부장 역시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된 인물이다. 공사지원본부는 올해 코오롱글로벌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따라 신설된 사업부문으로, 기존 건설부문이 개편된 5본부 중 하나다. 특히 이 본부장이 과거 코오롱 자산구조혁신단에서 활약한 인물인 만큼 이 본부장의 사내이사 진입은 건설 현장의 원가율 관리와 부실 사업장 구조조정 등 실무적인 리스크 통제 능력을 이사회 차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기존 김정일 대표 체제를 마감하고 김영범 최고경영자(CEO)를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하며 지휘봉을 맡겼다. 1965년생인 김 신임 대표는 코오롱글로텍,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이앤피(E&P)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를 두루 거친 전문경영인이다. 코오롱그룹 오너 4세인 이규호 부회장은 사내이사진에 잔류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대표이사이자 코오롱그룹 전략부문 부회장인 이 부회장이 이사회에 남음으로써 코오롱글로벌의 체질개선 작업이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임을 예고했다.
◆ 사외이사 금융 편중 벗어나 '법률·도시공학' 수혈…사업다각화 포석
사외이사 진용의 변화도 코오롱글로벌의 향후 전략 방향성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기존에는 금융권 출신 전문가와 육군, 대통령실 등에서 경력을 쌓은 이사들이 주축을 이뤘으나 올해 이사회에는 법률과 도시공학 부문의 최고 전문가들이 신규 선임되며 실무 전문성의 외연을 넓혔다.
올해 코오롱글로벌 사외이사에는 이원조 이사(법률), 김학진 이사(도시공학)가 새롭게 진입했다. 기존 대통령실 홍보수석을 지냈던 김두우 이사와 육군본부 참모총장 출신 장준규 이사의 후임이다. 이외에 이후승 이사(재무)는 재선임됐고, 정연기 이사(IB)와 임영호 이사(금융)는 남은 임기에 맞춰 자리를 지켰다.
법률 분야 전문가로 신규 선임된 이원조 사외이사는 글로벌 로펌인 DLA Piper 한국총괄대표를 지낸 인물이다. 건설업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분쟁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법률적 리스크에 대한 이사회 차원의 선제적 대응력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공학 분야의 김학진 사외이사 신규 선임도 눈길을 끈다. 김 이사는 서울특별시 도시기반시설 본부장과 행정2부시장을 역임한 관료 출신으로, 현재 홍익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민간 주택 시장 침체 속에서 공공 인프라, 도시정비사업, 비주택 부문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는 코오롱글로벌의 전략에 핵심적인 조언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금융·재무 라인은 그대로 유지되며 안정감을 더했다.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출신의 이후승 이사가 재선임됐으며,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 부행장 출신의 정연기 이사,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 은행장 출신의 임영호 이사(금융)는 자리를 유지했다.
이로써 코오롱글로벌의 사외이사진은 자금조달 및 리스크 관리 역량에 사업 및 법무 전문성이 더해진 구조를 갖추게 됐다. 빅배스 이후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며 안정적인 턴어라운드 기반을 마련한 조치로 읽힌다. 코오롱글로벌이 이사회 재편을 통해 PF 리스크 관리와 사업 다각화를 가속화함으로써 올해 실적 반등을 본격적으로 이끌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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