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GS그룹 방계인 코스모그룹이 지주사와 핵심 계열사를 통해 총 2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며 그룹 재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유동성 확보를 넘어 변동성이 큰 차입 구조를 장기 자금으로 전환하고, 2차전지 소재 사업의 업황 반등 국면에 대비한 선제적 재무 체력 강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법원 등기부등본과 업계에 따르면 코스모그룹 지주사인 코스모앤컴퍼니는 최근 잇따라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며 총 128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2회차 528억5000만원, 3회차 651억5000만원에 이어 최근 4회차로 100억원을 추가 발행하면서 지주사 차원의 자금 확보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번 조달의 핵심 목적은 주가 변동에 민감한 '주식담보대출' 구조를 '장기 안정적 자금'으로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하는 데 있다. 그동안 코스모앤컴퍼니는 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자금을 차입해 왔지만, 주가 하락 시 추가 담보 요구나 반대매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 잠재적 리스크로 지적돼 왔다.
코스모그룹 관계자는 "현재 2차전지 업황이 회복되기까지 최소 1~2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며 "이번 사모 조달을 통해 담보 비율을 최적화하고 3~5년 이상의 장기 가용 자금을 확보해 재무적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코스모그룹은 GS가(家) 방계 기업으로 허경수 회장이 이끌고 있다. 허 회장은 고(故)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1980년대 후반 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독자적인 사업 기반을 구축해 왔다.
코스모그룹은 2010년대 초 글로벌 경기 침체로 주력 계열사인 코스모화학의 경영권을 사모펀드에 넘기는 등 위기를 겪기도 했다. 이후 허 회장이 사재를 투입하는 등 책임 경영에 나서면서 경영권을 되찾고 그룹 재건에 성공했다.
현재 코스모그룹은 '허경수 회장→코스모앤컴퍼니→코스모화학→코스모신소재'로 이어지는 수직형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코스모앤컴퍼니는 코스모화학 지분 27.4%를, 코스모화학은 코스모신소재 지분 27.19%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코스모그룹은 코스모화학의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및 원료 추출 사업과 코스모신소재의 양극재 사업을 연결한 '배터리 소재 밸류체인'을 핵심 성장 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검토 중이다. 현재 코스모앤컴퍼니는 지주사이면서 동시에 생활가전·스포츠용품 유통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형 지주회사'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유통 사업에서 발생하는 적자와 사업 리스크가 지주사의 재무 구조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코스모그룹은 유통사업 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코스모앤컴퍼니를 순수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주사는 투자와 자회사 관리 기능에 집중하고 사업 리스크는 분리 법인으로 이전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적자 상태인 유통 부문을 자녀 회사인 '디투에스원파트너스'로 넘겨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돼 왔다.
그러나 그룹 내부에서는 승계보다는 사업 구조 슬림화와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춘 조치라는 설명이다. 샤크닌자 등 수입 유통 사업에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을 지주사에서 분리해 지주사의 재무 건전성과 투자 여력을 높이겠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코스모그룹은 유통 사업을 오너 3세 회사에 매각하는 방식뿐 아니라 코스모앤컴퍼니의 100% 자회사로 두고 독립 경영 체제를 구축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모그룹 관계자는 "시장에 알려진 양수도 방식은 여러 옵션 중 하나일 뿐"이라며 "자녀 회사가 아니더라도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구조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코스모로보틱스를 활용한 승계 자금 마련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상장을 준비 중인 코스모로보틱스의 경우 오너 3세와 특수관계인 지분 전체에 대해 3년의 장기 보호예수를 설정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는 단기적인 구주 매출이나 투자 회수 목적이 아니라 로봇 사업을 그룹의 중장기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코스모그룹은 초기 벤처 투자 형태로 시작했던 로봇 사업을 전략적투자자(SI) 관점에서 직접 경영하며 IPO 이후에도 책임 경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코스모그룹 관계자는 "승계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여력이 없다"며 "지금은 주력 사업인 2차전지 소재의 재도약 시점까지 재무적 맷집을 키우고 비주력 사업을 정비하려는 '내실 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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