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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갈라파고스 누가 만드나
전한울 기자
2026.06.11 08:25:13
美·日 제도화 속 "韓 규제 과도" 목소리…산업혁신 발목 우려
이 기사는 2026년 06월 10일 09시 5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지금 한국 가상자산 규제를 보면 갈라파고스화는 이미 진행형이에요. 그동안 한국 금융당국 기조에 비춰보면 사실 당연한 수순이죠."


최근 만난 외신 기자는 국내 가상자산 규제에 대한 개인적 소견을 이같이 밝혔다. 국내 시장 흐름을 바라보는 외부 시선은 결국 '역시나' 수준에 그쳤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갈라파고스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안에서 봐도, 밖에서 봐도 문제의 진원지는 금융당국 한 곳을 향한다.


무엇보다 가상자산 산업의 개화마저 가로막는 규제만 늘어나는 상황이 씁쓸하기만 하다. 최근 금융당국은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1000만원 이상 거래 대상 의심거래보고(STR) ▲100만원 미만 거래 대상 송수신 정보 공유 ▲가상자산 사업자 부채비율 200% 이하 제한 등 규제안을 속속 추가했다. 혹시 모를 금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가장 보수적인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해석된다.


가상자산 사업자로선 난처하기 그지없다. 실무 부담이 늘어나는 데 더해 타 업종과의 협력 자체가 가로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이 본격 개화하기 전부터 사업추진은 물론 경영 전반에 커다란 암초가 등장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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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반발이 이어지자 당국은 최근 STR 규제안에 대해 '획일적 보고체계'에서 '자체적 리스크 관리' 방침으로 선회했다. 다만 대주주 지분 제한 등 난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반면 미국·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가상자산 산업을 제도권 금융으로 적극 편입시키기 위해 자율적 규제안을 속속 내놓고 있다.


미국은 가상자산 법적 기준을 세우는 '클래리티 법'이 상원 은행위원회 문턱을 넘으며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 중이다. 일본도 최근 가상자산 규제 및 자율성을 주식·채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제도적 틀을 마련 중이다.


이처럼 상반된 정책은 규제 본질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진다. 규제는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개인·기업 활동 및 권리를 제한하고 의무를 부과하는 조치다.


문제는 가상자산 분야에선 유독 기업 의무만 부각된 채 신산업 혁신·진흥 등 거시적 목적은 희석 중이란 점이다. 경영 문제로 직결되는 지분구조까지 규제 범주에 포함된 점을 고려하면, 시장·산업 전반에 드리워진 불확실성은 앞으로도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가상자산 산업은 금융·정보통신(IT) 등 전 산업군 역량을 한 데 결집해야 하는 특수성이 존재한다. 보수적 시각에서 벗어나 글로벌 스탠다드에 근접한 규제 기조가 하루 빨리 자리잡아야 하는 이유다.


이미 시장 내부에선 가상자산, 금융, 블록체인 산업간 활발한 합종연횡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리스트에는 주요 은행·증권사부터 삼성그룹 계열사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연달아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을 옭아매기엔 이미 그 체격과 위상이 한껏 드높아진 셈이다.


달릴 수 있는 판은 마련됐다. 말도 정해졌다. 남은 건 심판의 결단이다. 사업자 책임과 공공성을 강화하되, 현장 여력 등 현실성을 동시 고려한 '한국적 규제안'을 찾아 나서야 할 때다. 이것이야 말로 차세대 디지털금융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다져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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