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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법' 고수 이앤에스글로벌, 세방 배당으로 곳간 채워
이세정 기자
2026.06.11 07:00:16
내부거래로 성장, 계열사 실적 영향 방어…현금 넉넉해도 짠물배당, 승계용 금고 관측
이 기사는 2026년 06월 09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이앤에스글로벌 홈페이지)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세방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자리 잡은 이앤에스글로벌이 추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룹 핵심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있음에도 실적 충격이 전이되지 않도록 장부상 '원가법'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앤에스글로벌은 넉넉한 현금 사정에도 매년 배당금을 2억원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향후 본격화될 승계 국면에서 결정적인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한 '자본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 태생적 이유로 내부거래율 99%…배당 수익으로 순익 축적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앤에스글로벌은 지난해 말 별도기준 매출 142억원과 영업이익 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3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7.1%, 1.8% 증가했으며, 순이익의 경우 27.1% 늘었다. 투자와 경영자문업을 영위하기 위해 2010년 세방하이테크에서 투자사업부문을 떼 내 설립된 이앤에스글로벌은 현재 세방그룹의 SI(시스템 통합)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지분율 80%의 이상웅 세방그룹 회장이고, 나머지 지분은 여동생 이상희 씨와 세방이 각각 10%씩 들고 있었다. 


이앤에스글로벌은 태생적인 이유 때문에 전체 매출의 99% 이상을 계열사 거래로 창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50.3%에 해당하는 71억원을 세방전지에서 달성했다. 세방에서는 29.5% 수준인 42억원을, 세방리튬배터리(SLB)에서는 13.9%에 달하는 20억원을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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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을 끄는 대목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온도차다. 이앤에스글로벌은 최근 5년(2021~2025년)간 연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이 마이너스(-)1.5%로 역성장했지만, 순이익 증가율은 13.9%였다. 이 배경에는 이앤에스글로벌이 계열사로부터 유입된 막대한 배당금 수익이 주효했다. 예컨대 이앤에스글로벌은 지난해 특수관계자로부터 거둬들인 배당금 수익이 총 13억6000만원이었다. 세부적으로 ▲세방 11억3000만원 ▲세방전지 1억3000만원 ▲범세항운 1억원이다. 본업에서 번 이익(9억원)보다 1.5배 더 많은 현금을 가외수익으로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이앤에스글로벌이 주주들에게 지급한 연간 배당금은 총 2억4000만원으로, 이 중 계열사인 (주)세방(지분율 10%) 몫은 2400만원에 불과하다. 현금 유출 규모를 최소화하는 내부 유보 기조를 따르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 세방그룹 SI업체, 지배구조 정점…원가법 덕 피투자사 실적 유탄 철벽


이앤에스글로벌이 구축한 회계적 핵심 축은 장부상 '원가법'이다. 이앤에스글로벌은 세방 주식 18.7%(보통주 기준)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오너인 이 회장(18.2%)보다 0.5%포인트 더 많이 들고 있다. 세방전지 주식도 11만5900주(0.84%) 갖고 있다. 아울러 이앤에스글로벌은 100% 자회사로 범세항운과 씨앤디글로벌을 지배 중이다. 다시 말해 세방은 사업형 지주사 성격을 갖추고 있으며 이앤에스글로벌은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지주사인 것이다.


통상 자회사를 거느린 지주사나 투자회사의 경우 별도재무제표에서 지분법을 적용해 관계기업의 손익 변동을 장부에 반영한다. 반면 이앤에스글로벌은 투자주식을 최초 취득원가로 평가하는 원가법을 적용하고 있어 피투자기업의 실적 변화가 장부가액에 즉각 반영되지 않는다. 업계는 이앤에스글로벌이 하위 계열사의 업황 리스크가 최상단 오너가 법인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회계적 방화벽'을 설치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최근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 등 전방산업의 침체로 제조 계열사의 실적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인데, 이앤에스글로벌이 지분법을 적용할 경우 장부상 순이익 변동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앤에스글로벌 손익계산서. (출처=이앤에스글로벌 홈페이지)

결과적으로 원가법 적용이 향후 이앤에스글로벌 기업가치 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자회사 가치가 상승하더라도 장부상 가치가 과거 원가에 묶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상장사인 이앤에스글로벌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상 주식 평가 가치 상승을 제한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현행 법에 따라 비상장사는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가중평균해 몸값을 책정한다. 하지만 원가법이 적용되면 자회사의 가치 상승분이 이앤에스글로벌의 별도 기준 순자산가치에 즉각 반영되지 않는다. 


이앤에스글로벌 완전 자회사인 범세항운의 경우 5년 연속 순이익을 내고 있지만, 원가법 적용에 따라 장부가액은 15억3040만원으로 고정돼 있다. 관계기업인 세방의 투자 장부가액은 116억3012만원이다. 지난해 말 보통주 기준 종가 1만4420원을 대입하면 516억원(우선주 미반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장부 가치에서 400억원의 괴리가 발생한다.


◆ 연간 배당 고정, 작년 배당성향 8%…3세 승계 '열쇠'


의아한 점은 따로 있다. 이앤에스글로벌이 압도적인 현금 창출력과 자산 규모에 비해 '짠물 배당' 기조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금 2억원으로 출발한 회사는 계열사 간 내부거래와 배당금으로 몸집을 불렸지만, 연간 총 2억4000만원의 배당금만 지급하고 있다. 배당성향은 8%에 불과하다. 특히 회사의 지난해 말 별도 이익잉여금은 210억원, 순자산은 무려 403억원으로 나타났다. 실제 가용할 수 있는 현금및현금성자산이 82억원에 달하지만, 현금을 비축하고 있는 그림이다.


일각에서는 이앤에스글로벌이 순이익을 꼬박 현금 곳간에 쌓는 주된 이유로는 오너 3세로의 지분 정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거론하고 있다. 공시 상 확인되는 범위 내에서 이 회장이 장남 이원섭 전무로의 지분 증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어서다. 현재 이앤에스글로벌의 주주 구성은 3명으로 유지되고 있다. 또 자본금이나 주식발행초과금, 유상증자 등 신주를 발행한 흔적이 없다. 이앤에스글로벌이 쌓은 현금이 향후 지분 승계 과정에서 필요한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앤에스글로벌이 과거 이 회장의 경영 승계 디딤돌 역할을 한 핵심 회사라는 점도 유의미한 부분이다. 이 회장은 이앤에스글로벌을 동원해 세방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며 간접 지배력을 강화했다. 1999년 말 기준 이앤에스글로벌(세방하이테크 시절)의 세방 지분율은 3% 수준이었으나, 2014년 말 20.4%까지 늘어났다. 


이와 관련, 세방그룹 관계자는 이앤에스글로벌의 잉여금 등과 관련한 질문에 "알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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