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서울전자통신'의 지니틱스 계약금 반환 소송이 일단락됐다. 하지만 소송 종결 과정에서 기존 차입금 담보로 활용되던 아이티엠반도체 주식이 빠지면서 최대주주인 다온인터내셔널의 부담은 오히려 커지게 됐다. 기존 담보를 대체하기 위해 다온인터내셔널과 특수관계인이 연대보증을 제공하게 된 데다, 인수 과정에서 활용한 주식담보대출에 따른 반대매매 위험도 여전히 안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전자통신은 보유 중인 아이티엠반도체 보통주 42만9583주(지분율 1.89%)를 에이비프로바이오에 양도했다. 양도금액은 기준주가 1만3660원을 적용한 58억6810만원과 올해 1분기 말 장부가액 46억4379만원 중 큰 금액인 58억6810만원으로 기재됐다.
이번 주식 이전은 지니틱스 매각 무산 이후 이어진 계약금 반환 소송을 종결하기 위한 합의의 일환이다. 서울전자통신은 아이티엠반도체 주식 양도 목적으로 진행 중인 소송 사건 관련 합의서 체결에 따른 변제라고 공시했다.
앞서 서울전자통신은 자회사 지니틱스 매각 과정에서 에이비프로바이오로부터 계약금 74억원을 수취했지만, 실사 과정에서 제기된 비용 반영 문제를 둘러싸고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거래가 무산됐다.
이후 에이비프로바이오는 서울전자통신을 상대로 계약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서울전자통신이 에이비프로바이오에 약 8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고, 지난달 말 진행된 2심에서도 같은 판단이 유지됐다.
주목할 점은 서울전자통신이 대법원 상고 대신 합의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회사는 현금 지급 대신 보유 중이던 아이티엠반도체 주식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분쟁을 마무리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최대주주 변경 직후 이뤄진 결정이라는 점에서 다온인터내셔널 측의 판단이 일부 반영됐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3심까지 소송이 이어질 경우 추가 지연손해금 부담과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 종합적으로 고려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 결정으로 서울전자통신은 장기간 이어진 소송 리스크를 털어내게 됐다. 반면 최대주주로 올라선 다온인터내셔널은 새로운 부담을 안게 됐다. 에이비프로바이오에 아이티엠반도체 주식을 넘기면서 기존 차입 구조를 수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서울전자통신은 지난달 말 차입 연장 과정에서 보유 중이던 아이티엠반도체 보통주 42만9583주를 담보로 제공했다. 그러나 최근 해당 주식에 설정된 근질권을 불과 일주일 만에 해제하고, 최대주주인 다온인터내셔널과 특수관계인이 연대보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신용보강 구조를 변경했다. 기존에는 특정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구조였지만, 담보 자산이 소멸하면서 최대주주 측이 채무에 대한 책임을 직접 부담하는 형태로 바뀐 셈이다.
문제는 다온인터내셔널이 연대보증 부담 외에도 반대매매 가능성이라는 잠재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다온인터내셔널은 지난달 말 서울전자통신의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기존 최대주주인 김원우 외 2인으로부터 구주 1036만5985주(액면병합 후 207만3196주)를 약 39억원에 취득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나머지 구주 1876만6756주는 재무적투자자(FI)인 에스이티 제1·2호 조합이 각각 나눠 취득했다.
다만 인수대금이 부족했던 다온인터내셔널은 서울전자통신 보통주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인수자금으로 활용했다. 당시 다온인터내셔널은 서울전자통신 보통주 207만3196주를 담보로 28억7000만원을 차입했으며 담보유지비율은 160%로 설정됐다.
담보유지비율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담보가치는 약 46억원 수준 이상 유지돼야 한다. 현재 담보 주식 수를 감안할 경우 주가가 2200원 안팎 아래로 하락하면 추가 담보 제공이나 반대매매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다온인터내셔널은 최대주주에 오른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주식담보대출에 따른 반대매매 위험에 더해 연대보증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더군다나 아직 실질적인 경영권 장악도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오는 7월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다온인터내셔널 측 인사들이 이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는 최대주주 지위만 확보한 단계에 가깝다.
현 상황에서 다온인터내셔널의 과제는 서울전자통신의 수익성 개선과 기업가치 제고다. 그러나 서울전자통신의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전원기기 제조 사업을 영위하는 서울전자통신은 최근 주가가 액면가(500원) 아래로 하락하자 액면병합(5대 1)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480원이던 주가는 병합 후 2400원으로 조정됐지만 현재는 2300원 수준까지 내려온 상태다.
재무 상황도 부담 요인이다. 서울전자통신은 연결 기준 2018년 이후 올해 1분기까지 적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창출이 제한되면서 지니틱스와 아이티엠반도체 등 주요 투자자산을 잇달아 처분했고, 이에 따라 추가적인 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 여력도 점차 축소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서울전자통신의 단기차입금은 79억원으로 유동자산 55억원을 웃돈다. 소송 리스크는 해소됐지만 유동성과 수익성 측면의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서울전자통신 관계자는 "소송 관련 에이비프로바이오와의 합의는 불확실성을 빠르게 제거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면 된다"며 "이번 결정에 새 최대주주 측 의중이 반영됐는지에 대해서는 확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 반등이나 사업 계획 등에 대해서는 아직 인수인 측에서 전달받은 내용이 없어 설명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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