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서울전자통신'이 손바뀜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1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금 납입이 예정대로 이뤄질 경우 서울전자통신의 최대주주가 유증 납입자인 트리니티하트로 변경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유증이 경영지배인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과 신주 발행가액이 기존 구주 거래 가격보다 높게 책정됐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실제 경영권 변화까지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전자통신은 최근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조달 자금은 총 150억원 규모이며, 납입일은 7월29일이다. 운영자금과 차입금 상환 용도로 활용할 예정이다. 납입자는 트리니티하트다.
이번 유상증자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으로 평가된다. 지난달 다온인터내셔널로 최대주주가 변경되며 경영권에 변화가 생겼지만, 거래 과정에서 신주 발행 없이 기존 주주 간 구주 매매만 이뤄졌다. 최대주주만 바뀌었을 뿐 회사로 자금이 유입되지는 않았다.
반면 새 주인이 들어선 이후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68억원인 반면 단기차입금은 117억원에 달한다. 더욱이 본업인 전원기기 사업 부문에서 적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 자체 영업활동만으로 현금을 창출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차입 여력마저 약화됐다. 최근 에이비프로바이오 측에 아이티엠반도체 주식 42만9583주를 무상 양도하면서다. 이는 과거 서울전자통신이 자회사 지니틱스를 에이비프로바이오 측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계약금 반환 소송에 대한 합의의 일환이었다.
아이티엠반도체 주식은 기존 차입금 담보로 활용되던 자산이다. 해당 자산이 처분되면서 담보 구조는 다온인터내셔널 측의 연대보증 방식으로 변경됐다. 시장에서는 담보로 활용 가능한 자산이 줄어든 만큼 추가 자금 조달 여력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유증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시장의 시선은 자금 조달 자체보다 이후 재편될 지분 구조에 집중되고 있다. 유증 대금 납입 이후 최대주주가 기존 다온인터내셔널에서 트리니티하트로 변경되기 때문이다. 다온인터내셔널을 새 주인으로 맞이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또다시 손바뀜이 이뤄지는 셈이다.
현재 서울전자통신의 최대주주인 다온인터내셔널의 지분율은 14.9%다. 반면 트리니티하트가 유상증자 대금을 모두 납입할 경우 34.65%(738만8258주)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현재 최대주주인 다온인터내셔널은 물론 구주 거래 과정에서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에스이티 제1·2호 조합의 보유 주식 수를 합친 것보다도 많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다온인터내셔널 측이 구주를 사들일 당시 주당 취득 단가보다 이번 유상증자 발행가액이 더 높게 책정됐다는 점이다. 앞서 다온인터내셔널은 김원우 나이스홀딩스 사장 등으로부터 주당 373원에 구주를 매입했다. 이후 진행된 액면병합(1대 5)을 감안하면 주당 1865원에 구주를 취득한 셈이다. 반면 트리니티하트 측은 주당 2033원에 신주를 취득한다.
이에 시장에서는 이번 유상증자를 단순 자금 조달 차원을 넘어 향후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하는 시각도 나온다. 특히 통상 최대주주 변경 이후 자금 조달 과정에서 기존 최대주주가 참여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반면, 이번에는 제3자가 대규모 지분을 확보하는 구조라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또 유상증자가 서울전자통신의 경영지배인인 이재현 전 엘에스에스 프라이빗에쿼티 전무이사의 요청에 따라 추진된 것으로 알려진 점도 관심을 모은다. 경영지배인은 새 경영진이 이사회에 입성하기 전까지 회사 경영 전반을 책임지는 자리다. 이 전 전무는 다온인터내셔널이 최대주주로 변경된 직후 경영지배인으로 선임됐다.
다만 실제 거래 성사 여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트리니티하트 측은 대금 납입 과정에서 자기자금과 차입금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지난해 결산 자료가 없는 신설 법인인 만큼 실제 자금 조달 능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트리니티하트의 최대주주가 이주미 씨(지분 50%) 개인이라는 점과 출자자 수가 2명에 불과하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시장에서는 외부 차입 비중이 적지 않을 가능성도 거론한다. 구체적인 자금 조달 구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시장에선 납입일까지 약 두 달의 시간이 남은 상황에서 향후 자금 조달 계획의 구체성과 실제 납입 여부가 서울전자통신 지배구조 변화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딜사이트는 최대주주 및 경영권 변동 가능성에 대해 질의하고자 서울전자통신 측에 연락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서울전자통신 관계자는 "정확히 모른다"고 짧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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