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차장] 6·3 지방선거 이후 금융당국의 핵심 과제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코스닥시장 활성화, 포용금융, 그리고 지배구조 선진화다. 이중 포용금융과 지배구조 선진화는 은행계 금융지주들에게 방점이 맞춰져 있다. 불안요소가 큰 쪽은 지배구조 선진화일 것이다. 금융감독원장과 대통령이 차례로 내놓은 '참호구축'과 '이너서클'이란 질타가 어떤 식으로 구현될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경영승계 절차를 시작한 KB금융지주에 눈길이 쏠리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KB금융은 지난 2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내부 6명, 외부 6명 총 12명의 롱리스트 후보군을 확정했다. 지난 4월 추렸던 20명(내·외부 각 10명)을 한 차례 압축한 결과다. KB금융은 내달 3일 12명의 후보 중 6명을 1차 숏리스트로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절차는 지난 2023년과 비교하면 1개월 가량 일찍 개시됐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의 임기 만료일인 11월20일 기준으로 약 5개월 전 시작하게 됐다. KB금융의 경영승계규정은 회장의 임기만료 최소 3개월 전에 승계 절차를 개시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빨라졌다고는 하나 최근 금융지주들의 승계 절차 가동시점을 살펴보면 그렇게 서두른 것도 아니다. 올해 회장 연임이 확정된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9월, 우리금융지주는 10월부터 승계 절차를 개시했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의 회장 임기가 3월 만료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KB금융의 개시 시점 역시 이같은 흐름에 부합한다.
일각에서는 시점을 앞당긴 게 금감원의 정기검사를 의식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한다. 올해 KB금융 및 KB국민은행에 대한 정기검사 시점을 8월 말께로 계획하고 있어서다. 다만 회추위 절차 점검은 정기검사와 별개로도 금감원이 시행 가능한 영역이라 설득력은 높지 않다. KB금융은 오는 8월 27일 2차 숏리스트(3명) 압축을 예정하고 있다.
롱리스트 선정 기준은 논란의 불씨가 될 수 있다. KB금융이 지난 4월 정했던 롱리스트 20명에 전직 CEO(최고경영자)들은 제외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KB금융의 경우 내부 후보자군은 지주 및 계열사 주요 경영진으로, 외부 후보자군은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추천 받은 후보자로 규정한다.
일반적으로 금융지주들은 내부와 외부 출신 인물들로 구성된 상시 후보군을 관리하고 이들 중에서 롱리스트를 확정한다. 상시 후보군 중에는 전직 CEO(최고경영자)도 보통 포함된다. 이들은 해당 금융그룹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함께 현직과의 차별성도 둘 수 있어 유의미한 후보군으로 꼽힌다. 부산은행장을 역임했다 퇴임 후 지주회장으로 선임된 빈대인 BNK금융 회장이 대표적인 예다.
실제로도 KB금융 출신 전직 CEO 중 여전히 능력을 인정 받는 이들이 적지 않다. 박정림 전 KB증권 사장은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 중 하나다. 그는 지난 2023년에도 내부 출신으로 회장 후보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주 여신금융협회장 후보로 추천된 이동철 전 KB금융 부회장도 마찬가지다. 역시 최근 선임된 김기환 화재보험협회 이사장 역시 후보 자격이 충분하다는 평이 돈다.
전직 CEO가 빠진 상황에서 숏리스트에 들어갈 인물들은 사실 짐작이 어렵지 않다. 이창권, 이재근 부문장에 더해 이환주 행장 정도가 내부에서 추려질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외부 후보가 1~2명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들이 내부 후보만큼 경쟁력을 갖출지는 미지수다. 현직 회장과 현직 임원 사이의 경쟁 구도에서는 임원이 힘을 받기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관심은 지배구조 개편안의 발표 시점으로 모아진다. 금융당국은 당초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임 확정 시기였던 3월 전에 발표를 계획했다 4월로 한 차례 연기했다. 하지만 세부 논의가 지속되면서 3분기 중 발표가 유력해졌다. 시점에 따라 KB금융의 승계 절차 진행에도 적잖은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지난해 BNK금융의 경영승계 과정에서 발생했던 잡음도 일부 전직 CEO 출신 인물들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BNK금융도 전직 CEO들을 완전히 제외시키진 않았다. 금융당국과 정부가 어떻게 판단할 지는 알 수 없지만 이미 언급된 이너서클이란 표현에 새 근거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개편안이 구체화되기 전까지 KB금융 회추위 시계를 일단위로 살펴보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