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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은 역대 최대지만…'가전 체질 개선' 선언한 이유
송한석 기자
2026-06-12 07:00:23
캐시카우는 건재하지만 미래는 불안…신사업으로 돌파구 모색
이 기사는 2026-06-11 17:44:16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체질 전환하는 LG전자.(사진=챗GPT)

[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LG전자가 가전 활약에 힘입어 역대 1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오히려 시선은 가전 이후로 '넥스트 스텝'에 두고 있다. TV·생활가전 중심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만으로는 미래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로봇·AI 데이터센터(AIDC) 냉각 솔루션·스마트팩토리 등 B2B 신사업 중심으로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3조7272억원, 영업이익 1조673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2.9% 증가하며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LG전자의 전통 가전 사업은 여전히 견조하다. HS(생활가전 사업본부)는 올 1분기 6조9431억원의 매출을 내며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최근 LG전자에 대해 "주력 사업의 안정적 성장세를 바탕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시장은 단순 실적보다 다음 성장축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TV와 생활가전 시장이 사실상 성숙기에 진입한 데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어서다. 예컨대 글로벌 TV 시장에서는 TCL·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들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TCL·하이센스·샤오미 등 중국 업체 3곳의 합산 TV 출하량 점유율은 31.8%로 삼성전자와 LG전자 합산 점유율(28.5%)을 넘어섰다. LG전자는 프리미엄 OLED TV 시장에서는 여전히 출하량 기준 49.7%로 1위를 유지했지만 전체 TV 출하량 점유율 기준으로는 TCL·하이센스에 밀려 4위까지 내려앉았다.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보급형 시장을 넘어 프리미엄 영역까지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프리미엄은 한국'이라는 공식이 점차 흔들리면서 단순 TV·가전 제조 중심 전략만으로는 장기 성장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MS 사업부는 지난해 750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1분기 3718억원으로 다시 흑자를 내긴 했지만 TV 사업이 과거와 같은 성장 사업 역할을 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이렇다 보니 HS 사업부가 아직 건재할 때 새로운 사업에 도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HS 사업부는 지난해 1조2793억원, 올해 1분기 569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LG전자의 캐시카우 역할을 여전히 담당하고 있다.


이에 LG전자는 제조 기반 경쟁력을 활용한 B2B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류재철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AI의 확대로 촉발되는 수많은 사업 기회 중에서 그간 LG전자가 축적해 온 독보적 사업 역량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며 "규모 있는 성장 가능성을 보유한 4대 영역(로봇·AI 데이터센터(AIDC) 냉각 솔루션, 스마트팩토리, AI홈)에 집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체질 전환 성과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B2B 사업군 매출은 전분기 대비 19% 증가했으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6%까지 확대됐다. 구독 사업 역시 6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8%, 전년 동기 대비 15% 성장했다.


LG전자는 미래 성장동력 투자와 함께 기존 가전 사업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가 온누리상품권으로 대규모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점유율을 뺏기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이에 지난 8일부터 7월6일까지 전국 LG베스트샵,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국가대표가전 국민 응원 대축제'를 진행하며 구매 금액에 따라 최대 420만원 상당의 멤버십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LGE닷컴에서 기존 회원가보다 최대 20%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한정 수량 특가 행사를 실시한다. 최근 삼성전자가 온누리상품권 지급 등을 통해 내수 소비 활성화에 나선 것과 마찬가지로 LG전자 역시 가전 소비 진작을 위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LG전자 주가 흐름 역시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로 보고 있다. LG전자 주가는 지난 5월 말부터 엔비디아와의 피지컬 AI 협력 기대감, 로봇 사업 확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수혜 전망 등이 부각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실제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 가능성이 거론되던 시기 주가는 연이은 급등 끝에 지난 2일 장중 43만원까지 오르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다만 이후 차익실현 매물과 기대감 조정이 이어지며 최근에는 20만원대 초반까지 내려온 상태다. 시장에서는 결국 로봇과 AI 인프라 사업이 실제 수주와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기업가치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거시경제와 시장·경쟁환경, 소비행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B2B와 플랫폼, D2C(구독·OBS) 사업을 질적 성장 영역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기존 주력사업과 전장 사업이 만들어내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 위에서 로봇, AIDC 냉각솔루션, 스마트팩토리 등 전략사업 투자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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