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여신금융협회장에 KB금융그룹 출신 후보가 낙점되면서 올해 하반기 예정된 차기 전국은행연합회장 선임 구도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군에도 전직 KB금융 회장·부회장급 인사들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금융권 주요 협회장을 특정 금융그룹 출신 인사가 잇달아 맡는 데 대한 부담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앞서 화재보험협회 역시 KB금융 출신 인물을 이사장으로 선임한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로 윤종규 전 KB금융 회장과 허인 전 KB금융 부회장이 각각 거론되고 있다. 이들 중 한 명에 대해서는 KB국민은행이 직접 후보로 추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은행연합회 이사회 소속 은행들은 각각 차기 회장 후보를 1명씩 추천할 수 있다.
조용병 현 은행연합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말 종료된다. 이에 따라 차기 회장 선임 절차는 빠르면 10월 중하순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 2023년에도 은행연합회는 10월 30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구성을 위한 정기 이사회를 열었고, 이후 11월 10일 회추위를 통해 6명의 후보군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후보군 가운데 5명은 금융지주 회장 및 시중은행장을 지낸 민간 출신 인사였다. 올해 역시 민간 출신 후보들의 강세가 예상된다. 현 정부 들어 금융공공기관과 금융권 협회장 인선에서 관료 출신 인사들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좁아진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은행연합회 역시 민간 출신 중심으로 후보군이 꾸려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여신금융협회장 인선 과정에서도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관료 출신 인사들은 최종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이보다 앞서 진행된 화재보험협회 이사장 인선에서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출신 후보들이 거론됐지만 최종적으로는 민간 출신 인사가 선임됐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무게감 있는 민간 출신 인사의 선임 가능성을 유력하게 내다보고 있다. 특히 금융지주 회장이나 부회장, 대형 은행장 출신 인사들이 조직 장악력과 대외 네트워크 측면에서 가장 적합한 후보군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사법 리스크나 개인 비위 논란 등에서 자유로운 인물이 많지 않아 후보군은 자연스럽게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윤 전 회장과 허 전 부회장이 유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최근 여신금융협회장에 이동철 전 KB금융 부회장이 내정되면서 기존 구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주요 협회장 자리를 특정 금융그룹 출신 인사들이 연이어 차지할 경우 업권 간 이해관계 조정 과정에서 중립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꾸준히 의식해 왔다. 은행연합회장까지 KB금융 출신이 맡게 되면 독점 또는 편중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추천을 받아 후보군에 포함되더라도 KB 출신 인사가 협회장을 추가로 맡는 데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금융권 내부에서도 특정 금융그룹 출신이 주요 협회장을 잇달아 맡는 상황을 마냥 반기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협회장 후보로 거론된 인사들 역시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여신금융협회장의 경우 민간 후보 가운데 임영진 전 신한카드 사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의 임기와 겹친다는 점 등을 고려해 후보 등록을 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금융권 안팎에서는 다른 금융지주나 시중은행 출신 인사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KB금융 출신 후보들의 부담이 커질 경우 상대적으로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타 금융그룹 또는 국책은행 출신 인사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은행장 출신 인사들 역시 이번 차기 회장 인선에도 유력 후보군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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