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장소영 기자] 2026년 정기신용평가에서 국내 조선 3사의 신용도가 일제히 상향했다. HD현대중공업의 신용도는 'A+(긍정적)'에서 'AA-(안정적)'로 상승했고, 한화오션(A-)과 삼성중공업(A-)의 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변동됐다. 조선 분야에서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신용등급 전망이 밝아졌다는 평가다.
9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NICE신용평가는 최근 국내 주요 조선 3사를 대상으로 정기신용평가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조선업이 2024년 이후 공정 안정화를 바탕으로 고선가 물량의 매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매출보다 3배 많은 수주 잔고 확보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신평 3사로부터 A+(긍정적)에서 1노치 상향한 AA-(안정적) 등급을 부여받았다. HD현대중공업의 안정적 재무안정성이 이번 등급 상향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실적 턴어라운드 자체가 빨라 긍정적 실적을 기록한 기간이 길었다"며 "재무적으로도 현대중공업의 재무건전성이 조선사 가운데 가장 우수한 상태"라고 말했다.
조선부문과 엔진부문에서는 생산물량의 평균 판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으며 해양부문도 신규 프로젝트를 착공했다. HD현대중공업은 2023년 흑자전환 후 고공 행진했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023년 1786억원, 2024년 6215억원, 2025년 2조375억원으로 증가했다.
재무안정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수주잔고도 매출액 대비 약 3배 수준을 확보하고 있다. 3년 치 정도의 수주 잔고는 고가 잔고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HD현대중공업의 차입금 의존도도 2023년 18.5%, 2024년 6.1%, 2025년 2.6%를 기록했다. 조정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지난해 3.3배로 2024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한화오션·삼성중공업, 수주잔고·수익성 동반 개선…신용도 상향 가시권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은 이번 정기평가에서 한기평, 나신평으로부터 긍정적 전망을 받았다. 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된 이유는 두 회사가 올해 1분기 기준 신평사 상향 트리거를 터치하면서다.
한화오션의 상향 트리거는 '선도적 친환경선 레코드, 특수선 경쟁력 제고 등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 '견조한 수주성과, 생산성 제고와 원가통제 통한 실적 개선세 지속', '자본 축적과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통한 재무안정성 제고', 'EBITDA 마진이 10.5% 이상'이다.
한화오션은 국내 최상위 수준인 특수선 건조능력을 바탕으로 액화천연가스(LNG)선과 대형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건조해 왔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2조7835억원으로 전년 대비 18.6%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6.9% 상승한 9.1%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5.5%p 상승한 13.7%를 기록하며 수익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2024년 약 16조원, 2025년 17조원의 신규 수주를 이뤘다. 올해 3월 말 기준 수주잔고는 약 35조원이며 수주잔고 회전율은 2.9배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번 1분기 한화오션의 상선 부문이 1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우수한 수익성을 보인다.
지난 1분기 말 EBITDA 마진도 15.8을 기록하면서 상향 트리거를 터치했다. 한기평은 보고서를 통해 "이미 확보한 고가 수주 물량의 매출 반영과 공정 안정화에 따른 생산 효율성 개선을 통해 EBITDA 마진 10.5%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등급 전망 상향요인을 충족했다. 한화오션의 상향 트리거와 같되 구체적 재무 지표로는 '연결기준 순차입금/EBITDA 2배 이하를 유지'가 제시됐다.
삼성중공업의 해양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24.5% 증가했다. 건조 물량 내 고가 선박의 비중이 확대됐고 부유식 LNG 생산설비(FLNG) 건조가 본격화한 덕택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0조6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8.1%를 기록했다. 순차입금/EBITDA는 1배를 기록하며 3년 만에 상향 트리거를 터치했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의 신용등급도 결국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장기 수요 면에서 LNG프로젝트의 최종투자결정과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가 증가하는데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미국의 경우에는 해양재건 정책이 본격화하고 전략상선단 등 미국발 신조 발주 가능성이 있어서 수요 환경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김종훈 한기평 선임연구원은 "2년 이내에는 상향 여부 결정이 될 예정"이라며 "HD현대중공업도 작년 하반기에 긍정적 등급 전망으르 거쳐 등급 상향을 달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조선소의 생산능력(CAPA) 확대가 국내 조선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한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수요 대비 CAPA가 초과되는 리스크는 아니다"라며 "증설은 되고 있지만 인력을 단기간에 늘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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