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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불 끈 롯데손보…JKL의 '18개월 승부수'
박관훈 기자
2026.06.10 11:30:16
조건부 승인으로 규제 리스크 완화…남은 과제는 자본확충
이 기사는 2026년 06월 09일 17시 1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딜사이트 김민영 기자)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롯데손해보험이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계획을 조건부 승인받으며 적기시정조치 격상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했다. 단기적인 규제 리스크는 완화됐지만 자본규제 강화와 수익성 둔화 부담은 여전해 향후 매각(M&A) 과정에도 적지 않은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정례회의를 열고 롯데손보가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롯데손보는 관련 법령에 의거해 앞으로 1년 6개월 동안 사업비 감축, 부실자산 처분, 인력 및 조직운영 개선 등을 골자로 하는 경영개선계획을 이행해야 하며, 매 분기 이행 실적을 금융감독원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금융당국의 결정 직후 신용평가업계는 단기적 불확실성 해소를 반영하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손보의 경영개선계획 승인으로 적기시정조치 격상 우려가 완화됐다고 판단해 보험금지급능력평가(IFSR) 및 자본성증권 신용등급을 '부정적 검토' 및 'Watchlist 하향검토' 대상에서 제외했다. 대신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부여했다. 단기 위기는 넘겼지만 중장기적인 자본관리와 수익성 개선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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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주목하는 가장 큰 리스크는 착시효과를 걷어낸 롯데손보의 실질 자본적정성이다. 올해 1분기 기준 롯데손보의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후 164.4%로 규제 기준(100%)을 상회한다.


그러나 이 수치는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산정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허용한 '예외모형'을 적용한 결과다. 국내 보험사 가운데 현재 해당 모형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롯데손보가 유일하다. 시장에서는 예외모형이 실질적인 자본여력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다른 보험사들과 동일하게 '원칙모형'을 적용할 경우 롯데손보의 킥스 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후 기준으로도 138.1%까지 하락한다. 경과조치를 적용하기 전 원칙모형 기준 킥스 비율은 113.7%로 낮아진다.


특히 2027년 도입 예정인 기본자본 킥스 규제 대응 부담도 적지 않다. 한국신용평가는 규제 기준인 50%와 비교해 롯데손보의 현재 기본자본 킥스비율이 마이너스(-) 21.4%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상당 규모의 기본자본 확충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단순히 규제 기준을 충족하는 수준을 넘어 향후 강화될 자본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자본 확충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롯데손보 측은 금융감독원 가이드라인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통계적 타당성을 충분히 입증해 선택한 모형이라는 입장이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당사 및 해외 유사상품 경험통계를 기반으로 모든 경과년도별 해지 건수가 50건 이상 충족되는 등 통계적 충분성을 확보했다"며 "모형 적합도 역시 원칙모형보다 현저하게 우수함을 타당성 검토를 통해 입증하고 문서화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수적인 기준인 원칙모형을 가정하더라도 킥스 비율이 법정 규제 기준인 100%를 웃돌고 있어 경영 정상화 과업을 수행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신용평가업계는 예외모형 적용 이유를 실질 재무 방어 목적이 크다고 보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손보가 계리가정 가이드라인 적용에 따른 보험부채 산출기준 강화와 기발행 자본성증권의 콜옵션 행사 시점 도래 등 추가적인 건전성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현재 지배구조 하에서 유상증자 실행 가능성이 제한적인 데다 자본시장 내 신뢰도 저하로 독자적인 자본성증권 발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며 "매각 성사 전까지 재보험 출재나 위험자산 매각 등 요구자본을 줄이기 위한 다각적인 전략 실행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건전성을 떠받쳐야 할 이익 창출력에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롯데손보는 투자부문의 매각이익 감소와 평가손실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에 19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보험손익 측면에서는 예실차 손실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투자손익 역시 시장 변동성 영향으로 악화되면서 수익성 회복 여력이 제한되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제도 변화에 따른 일회성 비용과 부실자산 정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가 손실까지 감안하면 단기간 내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는 이번 1년 6개월의 경영개선계획 이행 기간이 사실상 대주주인 JKL파트너스에게 주어진 'M&A 마지노선'이 될 것으로 관측한다. 내부 자구책만으로는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충족하기 위한 수천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동반한 매각이 유력한 해법으로 거론된다.


다만 잠재 원매자 입장에서는 인수가격뿐 아니라 인수 이후 추가 자본확충 부담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 요인이다. 향후 기본자본 킥스 규제 대응과 자본성증권 차환, 건전성 회복을 위한 증자 필요성 등을 감안하면 실제 투자 규모는 매각 가격을 크게 웃돌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적기시정조치 격상 유예로 급박한 위기는 넘겼으나 원칙모형 기준의 취약한 건전성과 1분기 순손실 기록이 원매자들에게는 자본 확충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결국 거래 성사 여부는 가격뿐 아니라 인수 이후 자본확충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JKL파트너스가 희망하는 1조원대 안팎의 몸값을 수용할 금융지주 등 유력 매수 후보자를 찾기까지는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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