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임초롱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0개 국내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은행권의 주요 현안을 점검하는 한편, 금융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 강화, 지배구조 개선을 주문했다.
이 원장은 12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회사 내부통제 강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면서 은행권의 역할이 과거보다 더욱 중요해졌다"며 "은행이 금융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 '모두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원장은 이익을 보거든 의로움을 먼저 생각하라는 '견리사의(見利思義)'를 언급하며 이를 은행 경영의 핵심 가치로 삼아달라고 당부했다. 상품 설계·심사·판매 전 과정에 소비자 보호 관점을 내재화하라는 주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금융상품 설계·심사 및 판매 전 과정을 소비자 보호 중심으로 재정비하고, 소비자 보호를 반영한 핵심성과지표(KPI)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금감원도 사전예방적 소비자 보호 체계로 감독 방식을 전환해 정기 검사 시 '소비자보호 검사반'을 별도로 편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체계를 개편해 상품 기획 단계부터 판매 이후까지 전 과정을 점검할 방침이다.
포용금융과 관련해서는 은행권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소멸시효 연장 관행의 적정성을 재점검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생계비 계좌', 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장기 분할상환 프로그램' 등 채무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제도를 적극 안내해 줄 것을 주문했다. 금감원 역시 '연계 공급망 금융'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포용금융 종합평가 체계'를 도입하는 등 은행권의 포용적 금융환경 조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생산적 금융 확대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혁신기업과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에 은행권이 적극 나서야 한다며 "생산적 금융은 청년층과 장애인 등 소외계층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도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자본 규제를 합리화해 은행 자금이 생산적 분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은행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현재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가 운영 중이며, 조만간 개선방안과 지배구조법 개정안이 마련될 예정이다. 이 원장은 제도 개선 이전이라도 은행권이 선제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과제는 즉시 실행하고,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적극 보완해 달라고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이 원장은 "AI의 발전과 디지털 전환 등으로 금융환경이 급변하고 있으나, 금감원은 변하지 않는 가치인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시장의 안정과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은행권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현장의 목소리가 감독·검사 업무에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은행산업이 생산적 분야에 대한 자금 공급을 통해 국가 경제 성장에 기여해야 한다"며 "은행권이 합심해 소비자 보호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장들 역시 금감원의 지배구조 혁신 노력과 금융소비자 보호 체계 전면 개편 방향에 공감했다. 이들은 상품 판매 초기 단계부터 분쟁조정에 이르기까지 소비자 관점에서 점검을 강화하고, 독립성이 확보된 이사회 운영과 공정하고 책임 있는 성과보수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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