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손을 잡고 퀀텀닷 전계발광(EL-QD) 개발에 힘을 모으고 있다. 오랫동안 연구해온 퀀텀닷(QD) 분야 신기술인 EL-QD를 통해 중국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양사는 현재 상용화를 목표로 현재 기술 검증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업계에서는 수명과 발광 효율이 취약한 청색 QD가 상용화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만큼 상용화까지는 10년도 더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EL-QD 상용화를 전제로 한 선행 연구에 본격 착수했다. EL-QD는 전류를 인가해 퀀텀닷(QD) 자체가 빛을 내는 자발광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OLED 패널 대비 색 순도와 휘도(밝기)가 높고 무기재료 기반이라는 점에서 열화(번인)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수명도 길다는 평가를 받는다. OLED를 넘어설 차세대 TV 패널로 주목받는 만큼 선제적으로 기술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삼성전자 VD사업부는 과거부터 삼성디스플레이에 EL-QD 패널 연구를 요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 업체들이 RGB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를 앞세워 프리미엄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는 상황에서 프리미엄 시장 방어를 위한 차별화 기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양사가 QD 기술을 장기간 선행 연구해온 점도 EL-QD를 차세대 경쟁 카드로 꼽는 배경이다. 양사는 2000년대부터 20년 가까이 QD 기술을 연구하며 QD-OLED, 네오 퀀텀닷 디스플레이(QLED) 등 QD 기반 제품 라인업을 다각화한 경험을 축적해왔다.
외부 패널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차원에서도 EL-QD 상용화 필요성은 크다. 삼성전자는 OLED TV 패널 일부를 LG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고 있으며, 그 비중은 매년 확대되는 추세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제품인 QD-OLED가 있지만 수율이 낮고 생산 비용이 높아 캐파 확장에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선 TV용 QD-OLED를 생산할수록 적자가 확대되는 구조라는 점도 부담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QD-OLED 사업은 연간 영업손실 5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 패널 생산의 초점을 TV보다는 고부가가치 모니터용에 맞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초프리미엄 모델로 RGB 미니 LED TV인 '마이크로 RGB TV'도 선보였지만 LCD 기반인 만큼 성능 측면에서 한계가 분명하다는 평가다. 대형 LCD 사업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모두 철수한 상황에서 중국 LCD 의존도만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지적된다. 여기에 중국 TV 업체들이 더 저렴한 가격에 RGB 미니 LED TV를 출시하고 있어 차별화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삼성전자가 EL-QD 투자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삼성디스플레이도 공동 개발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대표가 신기술 상용화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며 양사 간 협업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실제로 이 대표는 지난해 연말 인사를 통해 최고기술책임자(CTO) 자리에 QD 기술 권위자인 이창희 전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소장을 선임했다. 여기에 삼성전자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에서 QD 분야를 연구해온 전신애 삼성전자 부사장도 삼성디스플레이로 전배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VD사업부가 마이크로 RGB, 마이크로 LED TV 등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OLED TV보다 수익성이 더 악화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며 "QD 기술을 오랫동안 축적해온 만큼 차별화 수단으로 EL-QD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상용화 여부다. 삼성전자는 수년 내 상용화한다는 목표로 EL-QD 기술 검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이로 인해 상용화 시점이 더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대 난제로는 청색 QD 소재의 수명 문제가 꼽힌다. QD 기술에서 청색은 적색·녹색 대비 같은 밝기를 구현하기 위해 더 높은 전압과 전류가 필요해 수명이 짧다는 한계를 지닌다. 특히 QD에 전자와 정공을 직접 주입하는 전계발광 방식에서는 발광 효율 저하와 수명 단축 부담이 더욱 커진다.
업계 전반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청색은 기존 QD 응용 분야에서도 수명 문제로 상용화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QLED TV는 하단의 청색 발광원이 상단의 QD 필름을 통과하는 구조인데 QD 필름에는 적색과 녹색만 적용된다. 이런 상황에서 EL-QD는 청색을 직접 발광 소자로 구현해야 하는 만큼 기술 난이도가 한층 높다는 지적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QD 필름이나 QD 잉크에서도 청색은 아직 상용화되지 못했다"며 "청색 QD가 직접 자발광하는 EL-QD는 10년이 걸려도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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