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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디벨로퍼 체급 키운 성장의 땅
박성준 기자
2026.02.10 08:00:16
①단독주택·대장지구·지산까지…분양수익 1조2000억원 거둬
이 기사는 2026년 02월 09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디벨로퍼협회 신임 회장으로 김한모 HM그룹 회장이 내정됐다. 김 회장은 1세대 디벨로퍼와는 다른 2세대 디벨로퍼로 불린다. 기존 디벨로퍼가 부동산 개발에만 국한된 사업 영역을 영위했다면, 김 회장은 기존의 인식을 넘어서 문화와 전시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하며 종합디벨로퍼의 길을 제시한 인물이다. 특히 사업장을 국내에 국한시키지 않고 해외까지 넓히며 K디벨로퍼의 위용을 뽐내기도 했다. 새로운 디벨로퍼 시대가 열리는 만큼 딜사이트는 김 회장의 HM그룹 성장기와 사업의 확장 행보를 짚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그래픽=김민영 차장)

[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판교는 HM그룹(옛 HMG) 본격 성장가도의 출발점이자 체급을 바꾼 결정적 무대다. 분양대행사로 출발한 HM그룹이 자산 2조원대 신흥 디벨로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판교 사업장은 결정적인 변곡점 역할을 했다. 판교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향후 HM그룹이 사업을 다각화하는 씨드머니로 요긴하게 작용했다. 다만 김한모 회장으로선 대장동 부동산 특혜 의혹 논란에 휩싸여 몸살을 앓기도 했다.


HM그룹의 판교 사업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운중동 단독주택용지 분양 ▲판교 대장지구 A3·4·6 공동주택 개발 ▲판교제2테크노밸리 지식산업센터 개발이다. 이 세 사업에서 발생한 누적 분양수익은 1조2000억원을 훌쩍 넘는다. 단일 권역에서 이 정도 규모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실현한 사례는 디벨로퍼 가운데서도 드물다.


(그래픽=이동훈 부장)

판교 진출의 신호탄은 2017년 시작한 '운중 더 디바인' 단독주택용지 분양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995~996번지 일원, 총면적 3만5526㎡ 규모 부지에 73개 필지를 조성해 분양하는 구조였다. 판교택지개발지구 내 마지막 블록형 단독주택용지라는 희소성과 배산임수 지형, 우수한 생활 인프라가 결합되며 초기부터 시장 반응이 뜨거웠다.


분양 개시 이후 필지당 최고 분양가는 50억원에 달했다. HMG카운티는 해당 사업을 통해 총 1200억원의 분양수익을 거뒀다. 단독주택용지라는 상품 특성상 사업 기간이 짧고 현금 회전이 빠르다는 점에서 이후 대형 사업을 준비하는 실탄 확보용 프로젝트로 기능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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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중동 사업의 성공을 발판 삼아 HM그룹은 판교 대장지구라는 훨씬 큰 판에 뛰어들었다. HM그룹이 추진한 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은 총 7만1313㎡ 부지에 공동주택 17개동을 공급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시행사는 성남대장피에프브이로 최대주주는 HMG하우징이 지분 42.5%를 보유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사로 참여했다. 공사 기간은 2018년 10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약 3년이 소요됐다. 현재 아파트 단지명은 힐스테이트판교엘포레다.


당시 부지 매입가는 4184억원으로, 최저 입찰가 대비 약 20% 높은 수준이었다. 당시 전국 미분양 물량이 급증하고 정부 규제가 강화되던 시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HM그룹 입장에서는 상당한 모험이었다.


실제 사업 초반에는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하며 자금 회수 지연 우려가 컸다. 하지만 이후 저금리 기조와 유동성 확대가 맞물리며 판교 대장지구의 분양 여건은 급격히 개선됐다. HM그룹은 2019년 3177억원, 2020년 4700억원, 2021년 2249억원의 분양수익을 순차적으로 인식했다. 누적 분양수익은 총 1조127억원에 달한다. 단일 사업장에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HM그룹은 명실상부한 중견 시행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판교 대장지구 사업의 의미는 수익 규모에만 있지 않다. 대규모 공동주택 개발을 통해 HM그룹은 금융 조달, 시공사 협업, 장기 분양 리스크 관리 능력을 동시에 입증했다. 이 경험은 이후 수도권과 지방 대형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신뢰 자산으로 작용했다.


HM그룹의 판교 개발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주택 개발에 집중했던 기존 시행사들과 달리 HMG는 판교제2테크노밸리에서 지식산업센터 개발에 나서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시행법인 프런티어마루가 주도한 개발사업의 위치는 판교제2테크노밸리 E2-1블록이며, 지식산업센터의 연면적은 3만8000㎡ 규모로 조성했다. 판교제2테크노밸리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공급하는 민간분양 지식산업센터다. 당시 공공분양 지식산업센터에 비해 입주 및 분양 여건 부담이 작다는 장점이 부각됐다.


해당 사업의 토지 매입가는 171억원이었다. 2021년부터 분양수익을 인식하기 시작해 2023년 말 기준 누적 분양수익은 1050억원에 달했다. 판교라는 입지와 테크노밸리 수요를 겨냥한 결과 비주택 상품임에도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이처럼 HM그룹은 판교에서만 ▲운중동 단독주택용지 약 1200억원 ▲판교 대장지구 A3·4·6 약 1조원 ▲판교제2테크노밸리 지식산업센터 약 1050억원 등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분양수익이 발생했다. 이 수익이 HM그룹의 자산 확대를 견인했다. 2016년 1000억원대였던 연결 자산은 판교 사업 이후 빠르게 불어나 2021년 1조원을 돌파했고 2024년 말 기준 자산 총액은 2조1170억원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판교의 성공은 2019년 칸서스자산운용의 인수까지 이어져 그룹을 비약적으로 성장시킨 핵심 사업지역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HM그룹의 성장 무대였던 판교는 시련의 현장이기도 했다. 판교 개발 초기 일부 사업부지가 대장동 개발 구역과 연결되면서, HM그룹은 한동안 부동산 특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하지만 수사 결과 실질적인 사법 리스크로 번지진 않았으며, HM그룹 측도 정상 입찰 과정이었다며 의혹을 일축한 바 있다. 실제로 HM그룹은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온비드(Onbid) 시스템을 통해 정상적인 입찰 과정을 거쳐 사업에 참여했다. 특히 추첨 방식이 아닌 '최고가 경쟁 입찰'에서 예정가보다 700억원 이상 높은 금액을 써서 낙찰받은 것으로 알려지며 관련 논란은 일단락 됐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HM그룹이 당시 판교 엘포레 3곳의 부지를 매입하기 위해 투입한 4184억원은 최저 입찰가 3464억원의 120% 해당하는 거금이었다"며 "당시 상당한 모험을 감수하며 성공적으로 미분양 물량을 모두 털어내 현재의 HM그룹으로 성장하는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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