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KT가 지난해 연간 실적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사이버 침해 사고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이 4분기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고객 신뢰 회복과 정보보안 체계 재정비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내년에는 통신 본업과 AX 사업을 축으로 한 펀더멘털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KT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8조2442억원으로 전년 대비 6.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조4691억원을 기록했다. 별도 기준 매출은 19조3240억원으로 4.0%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1조305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증가는 통신·AX 사업의 수익성 개선과 함께 부동산 개발 성과가 반영된 결과다. KT에스테이트는 복합개발 및 임대 사업 확대와 호텔 부문 실적 개선, 대전 연수원 개발사업 진행에 힘입어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으며 특히 강북본부 부지 복합개발 사업이 마무리되며 그룹 전체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장민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0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영업이익 증가는 2024년 인력 구조 혁신에 따른 기저효과와 올해 광진구 개발 분양이익을 제거하더라도 연결과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다"며 "근본적인 이익 창출 능력이 개선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4분기에는 침해사고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유심 구입 비용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다. 장 CFO는 실적 설명에 앞서 "지난해 발생한 침해사고로 주주와 고객 여러분께 불편과 우려를 끼쳐드린 점을 먼저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고는 네트워크와 정보보안 등 회사의 본질을 다시 점검하고 강화하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통신 본업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무선 서비스 매출은 중저가 요금제 확대와 가입자 기반 성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3.3% 증가했고 2025년 말 기준 5G 가입자 비중은 81.8%까지 확대됐다. 유선 부문 역시 초고속인터넷과 미디어 사업 성장으로 매출이 0.8% 늘었다. 장 CFO는 "무선 사업에서 고속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판매비와 유통 구조 효율화, 맞춤형 오퍼링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AX 사업에서는 글로벌 협업 성과를 강조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국 특화 AI 모델 'SOTA K'를 출시했고 11월에는 보안 특화 클라우드 서비스 SPC(Secure Public Cloud)를 선보였다"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AX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팔란티어와의 협업과 관련해서도 "금융권 고객을 중심으로 컨설팅과 솔루션 적용, 신규 사업 기회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룹 차원의 성장 축으로는 KT클라우드가 부각됐다. KT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대비 27.4% 증가한 9975억원을 기록했다. 장 CFO는 "지난 11월 국내 최초로 액체 냉각 기술을 적용한 가산 AI 데이터센터를 개소했다"며 "수도권에 위치한 대형 AI 인프라 허브로서 KT클라우드의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KT클라우드 매출만 놓고 보면 고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올해도 이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침해사고에 따른 고객 보상과 관련해서는 비용 인식에 대해 선을 그었다. 장 CFO는 Q&A에서 "고객 보답 패키지의 체감 혜택 규모를 4500억원으로 말씀드렸지만 이 금액이 모두 비용으로 인식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2025년에 발생했거나 2026년에 발생이 확실시되는 비용은 이미 2025년 실적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위약금 면제 기간 동안 약 23만명의 가입자가 이탈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이전 순증 효과가 있어 전체 가입자 수는 순증을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주주환원 정책과 관련해서는 기조 유지를 시사했다. KT는 2025년 결산 배당으로 주당 600원을 결정했으며 이를 포함한 연간 주당 배당금은 2400원으로 전년 대비 20% 늘었다. 장 CFO는 "침해사고로 일시적인 재무 영향이 있었지만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는 변함이 없다"며 "신임 CEO와 이사회가 결정할 2026년 이후 주주환원 정책 역시 시장 기대에 크게 어긋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안 강화는 중장기 전략으로 제시됐다. KT는 CEO 직속 정보보안 혁신 태스크포스를 중심으로 보안 조직과 거버넌스를 재정비하고 있으며, 향후 5년간 약 1조원을 투입해 제로 트러스트 보안 체계 확대와 AI 기반 통합 관제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장 CFO는 "단기 대응을 넘어 보안을 지속 가능한 경쟁력으로 내재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KT는 2026년을 통신 본업의 안정적 성장과 AX 사업의 가시적 성과 창출이 병행되는 해로 설정했다. 장 CFO는 "통신과 AX 두 축 모두에서 펀더멘털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해 한 단계 높은 평가를 받는 회사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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